[한경에세이] 기초질서 .. 이견 <대한펄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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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견 대한펄프 사장 kee@dhpulp.co.kr >
이 세상에 혼자만 산다면 질서란 단어도 필요없을 것이다.
질서는 최초의 인간인 아담과 이브의 탄생에서부터 시작됐을 것이다.
질서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사물 또는 사회가 올바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지켜야 할 차례나 규칙'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기초질서가 잘 지켜지고 있는 것일까? 다른 나라는 둘째 치고 우리나라만 볼 때 고개가 금방 끄덕여질까? 흔쾌한 수긍이 쉽지 않다.
외국의 어느 유명 대학에서 개최한 국제 심포지엄에서 준법,예절,시간 엄수 등 기초질서를 중시하는 나라는 잘살게 되고 무슨 혁명,정의,평등,애국 등 거창한 구호만 외치고 작은 생활질서에 대해선 무관심한 나라는 못살게 된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나라가 잘살고 못사는 차이에 기초질서 준수가 무서운 척도가 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가족끼리 외식을 하다 보면 이따금 눈살이 찌푸려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온 식당을 휘젓고 다니며 떠드는 아이들,본체 만체 하며 한편으론 대견스러워하는 젊은 부모들….많이 보는 장면이다.
남을 배려하는 것보다 내 자식 기죽이지 않겠다는 이기심이 우선이다.
절제 받지 못한 아이들이 커 수많은 '왕자와 공주'가 되고 있다.
모든 게 내가 먼저고 남은 뒷전이다.
바늘도둑이 소도둑으로 성장하고 세살 버릇이 여든까지 가며 사회를 괴롭게 한다.
순서 안지키기,길거리 침뱉기,쓰레기 무단투기,큰소리로 떠들기 등은 심각한 수준이다.
어릴 때부터 인내에 익숙지 않아 생긴 참지 못하는 성정으로 불특정 국민을 위협하기도 한다.
최근 발생한 무고한 사람에 대한 무차별 살육 등 심각한 사회병리현상도 질서 문란의 극단면이다.
기초질서의 최초의 교육장이자 근간은 가정이다.
그 기초 단위인 가정에서 부모로부터 버릇과 습관을 배우며 국가가 마련한 제도 교육의 기회로 인도된다.
누구를 탓하기 전에 책임은 우리를 가르친 부모와 자식을 가르칠 우리에게 있다.
결국 내 집부터 잘 배우고 잘 가르치면 국가나 사회가 건강해질 수밖에 없다.
선진 사회와 선진 국가로 가기 위해서 기초질서 준수는 선결 조건이다.
설사 운이 좋아 돈을 많이 벌었거나 명예를 얻었더라도 준법,예절,약속 이행 등 기초질서가 몸에 배어있지 않다면 그 성취는 '사상누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