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규모가 커지면서 5년 내에 조(兆)의 1만배에 해당하는 경(京) 단위를 통계수치로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 총금융자산은 4천6백68조2천억원에 달했다. 금융자산 증가율이 연 15% 정도여서 이런 추세대로라면 오는 2009년께 총금융자산이 1경원을 넘어 설 것이란 예상이다. 또 총유동성(M3)은 현재 1천2백조원이 넘으며,M3에 제외돼 있는 국공채 회사채 등과 민간 금융상품까지 포괄하는 최광의의 유동성지표 'L'이 개발되면 유동성 총액이 경 단위에 한층 근접하게 될 전망이다. 한은 관계자는 "M3에 관해 외국기관에 보내는 공문에 기재하거나 외국 금융회사에 설명할 때 '1.2 쿼드릴리언(quadrillion)'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나 외국인들에게도 10의 15제곱을 뜻하는 이 단위가 무척 생소해 설명에 애를 먹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은 내부에선 정책적으로 화폐 액면단위 절하(디노미네이션)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