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레벨업 기대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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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의 은행주 매수가 예사롭지 않다.
외국인들은 종합주가지수 상승세가 한풀 꺾인 지난 4월 이후 전체 매수규모를 줄인 가운데서도 은행주들에 대해서는 매달 1천억원 이상 대량 매수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하나 외환 부산 대구은행 등은 최근 1년사이 외국인 지분율이 2배 이상으로 급등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잇따르고 있는 정부의 경기부양정책과 맞물려 은행주가 한단계 상승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외국인의 은행주 선호
외국인들은 최근 1년간(2003년 9월4일∼2004년 9월3일) 은행주를 3조6천7백억원어치 이상 사들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 전체 매수금액의 18.5%에 달하는 것으로 업종별 순매수로는 최대규모다.
특히 이들의 은행주 순매수 규모는 6월 7백78억원,7월 1천5백54억원,8월 1천9백44억원으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이 기간중 외국인 순매수 상위종목도 하나 신한 국민은행이 1∼3위를 휩쓸었다.
하나은행 순매수 규모는 1조7천3백억원,신한지주와 국민은행은 1조원 정도에 이른다.
외국인들이 이례적으로 은행주를 줄기차게 사들이는 이유는 무엇보다 '주가가 싸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교보증권 성병수 연구위원은 "실적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는데다 중소기업 여신부실화와 내수부진에 대한 우려감이 완화되면서 매수규모가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증권 이승주 연구위원은 "대주주가 뚜렷하지 않은 은행들의 '주인 찾아주기' 작업이 언젠가 진행될 것이고 이 경우 프리미엄을 받고 지분을 넘길 수 있다는 전략적인 사고도 깔려 있는 것같다"고 지적했다.
◆리레이팅(Re-rating) 기대감 솔솔
외국인들이 이처럼 은행주를 '묻지마'식으로 매수하고 있지만 주가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이 사는 종목은 주가가 급등하게 마련이지만 은행주는 1년 동안 불과 6.7% 오르는데 그쳐 이 기간 종합주가지수 상승률(7.4%)을 밑돌았다.
심지어 지난 5∼7월 세달 동안은 주가가 30% 가까이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8월부터는 은행주가 상승세로 돌아서 이달 3일 현재까지 한달여만에 20%나 급등,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다.
때마침 정부가 콜금리를 인하하고 내수부양에도 적극 나서고 있어 주가 리레이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LG투자증권 조병문 연구위원은 "은행들의 이익창출 능력이 개선돼 내년에는 평균 ROE(자기자본이익률)가 20%에 달할 전망이지만 PBR(주가순자산비율)는 1.1배에 불과해 장기적으로 주가는 재평가될 것"이라며 신한 하나 국민은행을 조정시마다 매수해 보유할 것을 권했다.
대우증권 구용욱 연구위원은 "경기회복이 지연되는 와중에서도 은행의 실적개선 추세는 지속되고 있다"며 "주가는 4분기나 내년초부터 본격적인 상승추세를 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