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늄의 핵분열을 발견한 사람은 독일의 '베를린 연구팀' 삼총사로 불리는 오토 한과 리제 마이트너 그리고 프리츠 슈트라스만이었다. 이들은 3.5시간의 반감기를 갖는 방사성물질을 분석하는 과정에서,우라늄에 중성자를 쏘면 바륨이 생성되고 여기서 2∼3개의 중성자가 연쇄반응을 일으키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1938년 말에 발견한 것이다. 팀장격인 오토 한은 대학시절에는 공부에 별 뜻이 없어 맥주집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러나 그는 런던의 윌리엄 램지 연구실에 근무하면서 방사능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우연한 기회에 방사토륨을 발견했다. 이는 곧 자신의 전공이었던 유기화학을 그만 두고 방사화학으로 새 길을 걷는 계기가 됐다. 그 후 오토 한은 베를린 대학의 교수로 재직하면서 평생 연구파트너였던 물리학자 리제 마이트너를 만나 우라늄을 변환시키는 실험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새로운 원소를 분석할 화학자를 찾았는데 그가 바로 슈트라스만이었다. 오늘날 가공할 핵무기로 쓰이는 우라늄은 독일인 크라프로트가 1789년에 발견했다. 핵분열을 발견한 시기보다 1백50년 가량 앞섰는데 당시 천문학상의 대발견으로 간주되었던 천왕성(Uranus)을 기념하기 위해 그 이름을 따 우란(Uran)이라고 명명했다. 우란은 독일식 이름이고 우라늄(Uranium)은 영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우라늄 0.2g'이 일파만파의 연쇄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원자력연구소 과학자들이 2000년 첨단 레이저 농축법을 이용해 순수한 실험차원에서 소량의 농축 우라늄을 추출했는데,이를 외국의 일부 언론들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의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심지어 비밀핵 프로그램의 존재여부까지 들먹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한반도 비핵화를 선언하고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시점이어서,우라늄 추출이 국제사회에서 엉뚱한 상상을 불러올 수는 있다. 우리 정부의 대응이 다소 미흡하기는 했지만,이번 사건으로 인해 핵물질의 평화적 이용을 연구하는 국내 과학자들의 의욕이 꺾이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