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고유가에 웃는 정유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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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1)
오늘은 고유가로 인해 연일 대박행진을 벌이고 있는 정유업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업팀 박병연기자 나왔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우선 이들 정유업체들이 얼마나 많은 돈을 벌고 있는 지부터 말씀해 주시죠.
(CG-1) 정유5사 상반기 실적
-매출 14.8% 증가
-영업이익 38.1% 증가
-영업이익률 1.4% 증가
-부채비율 41.5% 감소
(기자-1)
올 상반기 국내 5개 정유사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8% 이상 증가했습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SK, 에쓰오일, LG칼텍스정유, 현대오일뱅 크, 인천정유 등 국내 5개 정유사의 상반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14.8% 증가한 23조465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은 38.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영업이익률도 작년 상반기 7%에서 올해는 8.4%로 개선됐습니다.
특히 SK(주)는 올 상반기 전체 매출규모가 7조9653억원에 달했고 748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이를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보면 매출규모는 11.5% 증가했고 영업이익의 경우 466%나 늘어난 것입니다.
다른 정유사들도 막대한 이익을 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LG정유의 경우 올 상반기 4600억원의 순익을 냈고, 에쓰오일은 5000억원, 현대오일뱅크는 2200억원의 순익을 기록했습니다.
이들 정유사들은 수익성 개선으로 재무구조도 좋아져 지난해 1분기말 187%에 달하는 부채비율이 올해 6월말에는 145.5%까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2)
이들 정유업체들이 이처럼 떼돈을 벌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죠.
(CG-2) 실적개선 원인
-판매가격 상승 효과
-원유 정제마진 증가
-적정 마진 이상 책정
-가격인상분 소비자 부담
(기자-2)
전문가들은 올해 정유업체들의 매출 증가는 판매량 확대가 아니라 가격상승에 따른 효과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올 상반기 석유제품 수요는 오히려 0.1% 감소했는 데도 불구하고 매출과 이익은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수익구조가 나빠지지 않고 오히려 사상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는 것은 정유사가 유가 인상분을 그대로 국내 소비자에게 떠넘긴 탓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유사들은 원유 정제마진이 좋아져서 순익이 높아졌고 석유제품 내수가격을 수출가격보다 상대적으로 낮춰 잡았다고 반박하고 있지만 설득력이 약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이에따라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국내 석유제품 소비자 가격을 둘러싼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고 있지 않습니다,
(앵커-3)
그렇다면 석유제품 소비자 가격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무엇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CG-3) 소비자가 논란 확산
-마진률 확대 지속
-가격산정방식 비공개
-석유수입업체 도산
-독과점 체제 형성
(기자-3)
논의의 핵심은 국내 정유사들이 고유가를 이유로 적정마진 이상의 이익을 가져가고 있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정유사들이 가격이 오르기 전에 원유를 확보해 놓고도 막상 국내에 공급할 때는 인상분을 반영해 가격을 결정함으로써 엄청난 마진을 챙기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유업체들은 마진율을 결정하는 석유제품 가격산정방식은 ‘영업비밀’이기 때문에 공개가 곤란하다는 변명만 되풀이 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석유제품 수입사들이 잇달아 도산한 탓에 시장에 독과점 체제가 유지되면서 정유사들이 소비자 가격을 낮출 필요가 없어졌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아율러 국내 정유사들의 국내 판매가격 산정방식은 대부분 90년대 후반에 만들어 졌고 30달러 이상 고유가를 예측해 만들어진 게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내수 마진이 좋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4)
내수마진이 수출마진보다 좋다는 것은 결국 유가 인상분을 국내 소비자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얘기 아닙니까? 도대체 내수마진이 얼마나 늘어났습니까?
(CG-4) 내수마진 급증
-내수마진 1.2달러 상승
-수출마진 0.2달러 감소
-내수판매로 폭리 챙겨
-소비자 부담전가 비판
(기자-4)
이해를 돕기 위해 SK(주)의 경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SK(주)는 올 상반기 내수 마진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배럴당 1.2달러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SK(주)의 내수용 석유제품 정제마진(내수판매가격-원유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배럴당 9.2달러에서 올해 같은 기간 10.4달러로 1.2달러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수출용 마진(수출 판매가격-원유가격)은 배럴당 4.7달러에서 4.5달러로 오히려 0.2달러 줄어들었습니다.
내수 정제마진이 올랐다는 것은 원유가격 상승폭보다 내수 판매가격을 더 많이 올려 이윤을 챙겼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는 국내 정유업체들이 석유제품 가격 인상 때마다 “국내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원유가격 상승분 일부를 회사측에서 감수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과는 상반되는 것입니다.
이에대해 정유업체들은 내수 판매 가격에는 원유가격 외에 수송비ㆍ저장비ㆍ마케팅비 등이 포함된 반면 수출 판매가격에는 수송비ㆍ저장비ㆍ마케팅비가 거의 없기 때문에 내수 마진이 수출 마진보다 훨씬 높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앵커-5)
최근 석유수입업체들이 잇달아 도산한 탓에 시장에 독과점 체제가 형성된 것도 정유사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는 배경이 되고 있다고 하셨는 데요. 석유수입업체들의 사정은 어떤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죠.
(CG-5) 독과점 체제 형성
-페타코, 휴론 등 사업철수
-타이거오일도 철수 검토
-여신규제, 고유가 원인
-시장점유율, 수입량 급감
-정유사 시장지배력 확대
(기자-5)
페타코, 휴론 등이 부도로 무너진 데 이어 국내 석유수입업체의 간판격인 타이거오일도 석유제품 수입 사업을 조만간 정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타이거오일마저 철수하게 되면 한때 국내 석유제품 시장의 6%까지 차지했던 석유 수입업 자체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석유수입사 중 유일한 코스닥 등록업체였던 리드코프가 석유수입업을 접고 금융사업에만 특화키로 결정했고 같은달 최대 석유수입사였던 페타코가 부도를 냈습니다.
올해 1월에는 벙커C유 전문 수입업체인 휴론마저도 부도를 내 지난해 상반기 10위안에 들었던 석유수입사 중 5개사가 부도나 자체 폐업으로 석유수입업을 접었습니다.
이들 수입사들은 지난해 7월 정부가 원유와 석유완제품의 관세차를 2%에서 4%로 늘린 뒤 가격경쟁력 악화로 고전하다가 지난해 말부터 지속된 고유가로 영업에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특히 지난해 10월 페타코 부도 이후 석유수입사에 대한 금융권의 여신규제가 한층 강화되면서 자금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석유제품시장에서 석유수입사의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5.1%에서 올해 상반기 2.4%로 급감했으며 석유수입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 1185만배럴의 3분의 1 수준인 411만배럴에 머물렀습니다.
(앵커-6)
다시 정유업계 얘기를 해 보겠는데요. 영업비밀을 이유로 석유제품 가격산정방식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정유업체들이 이번에 석유제품 공장도가 발표마저 중단키로 해 문제가 되고 있는 데요. 투명경영 실천이라는 회사방침과는 너무 동떨이진 것 아닌가요?
(CG-6) 투명경영 퇴색
-가격산정방식 공개 거부
-공장도 가격 공개 중단
-중소기업 경영난 외면
-생산라인 변칙 운영
(기자-6)
고유가를 틈타 사상 최대 순익을 기록 중인 정유업체가 정제마진을 숨기려는 얄팍한 수를 쓰거나 고사 위기에 놓인 중소업체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챙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매주 수요일 석유제품의 공장도 가격을 조정해 인터넷 홈페이지와 언론을 통해 공개해오던 것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회사측은 “그동안 공장도 가격과 실제 주유소 판매 가격에 차이가 많아 조정된 공장도 가격을 발표하는 것 자체가 소비자들에게 혼란만 부추긴다는 지적에 따라 가격을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고유가 시대를 맞아 정제 마진을 더욱 많이 남기며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특히 각 정유사가 비슷한 시기에 가격을 발표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담합 여부를 조사 받는 등 곱지 않은 여론을 의식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의 투명성을 위해 자발적으로 가격을 발표해 왔던 만큼 이번 공개 중단으로 소비자들로부터 또다른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병연기자 by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