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해안 골프장건설 헛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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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가 서남해안 일대를 대규모 골프장 등 관광벨트로 조성하겠다는 J프로젝트를 발표한 가운데 이미 수년 전에 개발계획이 확정된 이 지역 레저관광단지 사업이 수년째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어 정부정책의 실효성에 강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정부가 본격적인 민자(民資) 유치에 나선 전남 해남 화원관광단지 골프장 개발사업이 계약 체결 후 2년 가까이 지지부진하고 있다.
화원관광단지는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수십개의 골프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힌 전남 서남해지역과 중복되는 위치다.
화원관광단지 내 골프장 개발사업은 한국관광공사가 민자 유치 사업으로 진행한 프로젝트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1월 화원관광단지 내에 27홀 규모의 골프장을 건설키로 보성건설과 계약을 맺었다.
양측은 계약 체결 후 10일 이내에 골프장 부지에 대한 감정평가를 마치고 공사를 시작하기로 했으나 양측이 실시한 1차 감정평가 결과가 달라 차질이 빚어지기 시작했다.
양측은 2차 감정평가를 실시키로 했으나 관광공사의 회피로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당초 화원관광단지 내 골프장 조성사업은 민자사업자가 선뜻 나서지 않아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힌 사업이었다.
한국관광공사측은 고육책으로 '18홀 골프장 땅값을 관광공사가 운영할 9홀 규모의 퍼블릭골프장 공사비용으로 대물 변제한다'는 유인책을 내건 뒤에야 어렵사리 민자 유치를 성사시켰다.
하지만 관광공사가 골프장 부지 값 조정을 위한 추가 협상을 요구하면서 사업은 착수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성건설 관계자는 "계약서와 달리 감정평가기관 자격 시비와 감정평가 횟수 증회 등의 새로운 요구 조건을 끊임없이 내걸면서 개발사업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면서 "수년 전에 계약한 골프장 사업도 진행이 안되는데 정부가 새로 조성한다는 골프장 사업이 제대로 되겠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관광공사측은 경영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에 새로운 협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관광공사 서남지부 관계자는 "계약 당시부터 27홀의 통합운영을 고려했으나 계약과정에서 보성건설측이 18홀만 운영하고 공사비도 토지가격 상승분이 반영되지 않은 채 대물 변제 방식으로 지급키로 결정되는 등 상대방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체결됐기 때문에 추가 협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편 보성건설측의 민원 제기로 감사원은 골프장 사업 지연과 관련,현재 한국관광공사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이며 이르면 이달 말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돼 귀추가 주목된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