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MBC와의 대담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문제는 물론 경제현안에 대해서도 소상히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끈다. 수긍이 가는 대목도 없지 않지만 아직도 경제에 대해 낙관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갖게 한다. 특히 "올해 우리가 5.2% 성장할 것이라고 하는데 이는 OECD 국가 중에서도 거의 1위가 될 것"이라고 한 대목은 현 경기상황에 대해 그다지 다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물론 과거처럼 고도성장을 한다는 것이 무리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더 높은 성장을 하지 않으면 안될 단계에 있음은 너무도 분명하다. OECD 국가라고 하지만 국민소득 1만달러 덫에 빠져 정체상태에 머물러 있는 우리가 아닌가. 국민소득이 2배,3배 많은 선진국들보다 성장률이 조금 높다고 해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다. 더욱이 지난해 경제가 좋지 않았고,극심한 양극화로 통계적 착시현상이 없지 않다는 점도 생각해 봐야 한다. 한마디로 성장률 지표만 가지고 뭐라고 하기엔 내수경기가 최악의 국면에 빠져드는 등 우리 경제의 현실은 대단히 심각하다. 기업에 대한 인식도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 대통령은 "반기업정서는 근거가 없고, 설사 있다고 해도 대통령이나 정부가 만든게 아니다"고 했지만 그렇게만 생각하고 말 일은 아니다. 기업에 불리한 정책도 없었다고 말한 대목도 그렇다. 지금이 이런저런 이유나 따지고 있을 때인지, 그렇게 해서 무슨 도움이 되는 것인지 정말 답답하기만 하다. 경제살리기의 핵심은 누가 뭐래도 기업활력 회복이다. 서민들의 어려움을 언급했지만 이 역시 기업들이 활발히 움직여줘야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일이다. 그렇다면 기업들이 말하는 반기업정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어떻게 해소할지를 고민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지금은 기업을 격려하고 지원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