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이공계亂, 실업계로 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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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줄어들고 있다.그나마 이공계 학생들도 의대나 고시 등으로 진로를 바꾸고 있다.이공계를 졸업해봐야 부와 명예가 보장되지 않는데 국·영·수 모두를 잘하는 학생들이 굳이 이공계에 진학할 이유가 없는 거다.이공계를 살리기 위해서는 이학과 공학에 몰두하는 실업계 고교생들이 쉽게 이공계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입시제도를 바꿔야 한다."
IT,인터넷정보통신 분야 특성화고등학교인 S고의 교장은 실용학문에 가까운 이공계 학생을 다분히 인문학적 잣대인 수능과 내신성적만으로 선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공계교육을 예술교육과 같은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술계로 진학하는 학생들은 중·고교 때부터 집중적으로 음악 미술 등을 배우고 실기시험을 본 후 대학에 입학한다.이공계 해법도 여기에 있다.어려서부터 이공계 학문에 관심있는 학생들을 따로 교육하고 그들의 이공계적 소양을 대입 때 반영하는 방식으로 학생들을 선발하면 된다."
그는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현행 대학 학과정원외 3%를 실업계에서 뽑을 수 있다는 예외조항을 두는 방식 대신 실업계열을 따로 만들고 실업계 고교와 대학을 연계한 3(고등학교)+2(전문대학),내지는 3(고등학교)+4(일반대학) 교육과정을 신설해 운영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과학고가 그런 역할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엔 "실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이공계 인력은 연구기술자 현장전문가 등 다양하다"며 "과학고는 핵심 연구인력을,특성화고나 실업계고는 현장 실무 전문가들을 육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제안은 수능과 내신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현 대입제도하에선 빛을 보기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온 나라가 이공계살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당국이 한번쯤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송형석 사회부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