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신용등급전망이 한국 정부보다 더 높아지는 이변이 일어났다. 무디스는 6일 삼성전자가 발행한 외화표시 채권의 신용등급(A3)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한 단계 상향조정했다고 발표했다. 신용등급 전망 조정은 신용평가회사가 조만간 등급을 조정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긍정적'은 상향조정 가능성을,'부정적(negative)'은 하향조정 가능성을 뜻하고 '안정적'은 당분간 신용등급을 변경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긍정적인 전망을 부여받는 경우 통상적으로 6∼9개월 동안 악재가 발생하지 않는 한 신용등급이 한 단계 상승한다. 지난 6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현재 A3) 전망을 상향조정(부정적→안정적)하면서 삼성전자의 외화표시채권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같이 올렸던 무디스가 3개월 만에 삼성전자의 신용등급 전망을 재조정함에 따라 이 회사의 신용등급은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한 단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디스는 최근 정부투자기관인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의 외화표시 채권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각각 상향조정했으나 순수 민간기업의 신용등급을 정부보다 높게 끌어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디스가 한전의 신용등급 전망을 상향조정할 당시 브라이언 카힐 무디스 이사는 "한전의 위험도가 매우 낮아 신용등급이 국가등급보다 더 올라갈 수도 있다"고 말했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국가위험도 때문에 민간기업에 대한 신용등급 평가는 정부의 신용등급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이 관행"이라며 "무디스가 세계적인 기업에 대해서는 국가위험도를 뛰어넘는 신용을 부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디스는 이날 삼성전자가 앞으로도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삼성카드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한편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피치(Fitch)는 이날부터 사흘간 한국 정부와 국가신용등급 평가를 위한 연례협의에 들어갔다. 피치는 이날 재경부 금감위와 협의한 뒤 7일 외교통상부 통일부 한국은행 IMF서울사무소,8일 한국개발연구원을 각각 방문할 예정이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