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김병국 부사장 인텔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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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글로벌마케팅을 진두지휘했던 김병국 부사장(50.에릭 김)이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의 마케팅 책임자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현재 진행중인 새로운 브랜드 전략 준비작업이 마무리되는대로 삼성전자를 떠나 인텔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미국 하버드대 경영학박사 출신으로 뉴욕 벤처캐피털에서 일하다 1999년 삼성전자로 스카우트된 그는 삼성 내 대표적인 'S급 인재(천재급 인재)'로 꼽혀왔다.
지난해 세계적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에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김 부사장을 흔들지 말 것"을 간부들에게 지시한 일화가 소개되면서 화제가 됐던 인물이기도 하다.
김 부사장은 삼성전자에 몸담은 지난 5년 동안 올림픽 스폰서,PPL(간접광고),2백여개국 대상의 해외 광고를 포함해 금액으로 총 1백억달러 이상의 비즈니스를 추진해 왔다.
브랜드 컨설팅업체인 인터브랜드가 평가한 삼성의 브랜드가치가 2000년 52억달러에서 최근 1백26억달러 규모로 높아진 데는 김 부사장의 역할이 매우 컸다는 후문이다.
'인텔 행'에 대해 김 부사장은 "회사가 공식발표를 하기 전까지 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시민권자인 김 부사장이 이달로 5년 계약기간이 끝나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가길 원하고 있고 회사도 마케팅 체제를 개편하려고 한다"며 "김 부사장의 후임으로는 이종석(그레고리 리) 전무가 유력하며 내년 1월 정기인사 때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무는 미국 코넬대에서 경제경영학을 전공한 뒤 P&G 켈로그 존슨앤드존슨 등을 거친 마케팅 전문가라고 삼성전자는 전했다.
한편 김 부사장이 인텔로 옮겨가는 것을 두고 TV 등 소비자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반도체 분야의 성장을 꾀하고 있는 인텔의 전략과 상당한 함수관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지난해 삼성전자를 떠난 전명표 전 부사장(디지털솔루션센터장 역임),올해 초 그만둔 오영환 전 부사장(컴퓨터시스템사업부장 역임) 등과의 공통점도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세사람은 일반적으로 3년 정도 삼성전자 부사장으로 근무하면 사장 진급 후보가 된다는 점에서 모두 3년을 넘겼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