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간접투자시장은 매년 15%씩 성장할 수 있을 정도로 전망이 매우 밝습니다. 그러나 한국 투신·증권업계가 지나치게 단기 운용성과에 집착해 성장잠재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이겐 뢰플러 하나알리안츠투신 사장은 7일 "지난 1999년 2백60조원까지 커졌던 한국의 간접투자시장이 이후 5년 동안 감소세로 일관한 것은 기업구조조정의 여파로 주식과 채권시장에 대한 신뢰가 약해진 이유도 있지만 관련업체들의 잘못도 컸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한국 투신사와 증권사는 이제라도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최선의 투자 방법은 주식과 채권에 대한 적절한 자산배분과 장기투자'란 점을 적극 홍보,개인의 펀드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그는 조언했다. 하나알리안츠가 설립된 2001년 3월부터 최고경영자(CEO)로 재직해온 그는 "간접투자시장에 대한 감독 당국의 규제는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동일한 상품에 다른 규제가 적용되는 점 등은 개선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의 경우 매매차익에 비과세 혜택을 주고 있지만 해외주식형펀드에는 세금을 부과하는 불공평한 과세제도는 고객의 다양한 금융상품 선택권을 훼손하는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뢰플러 사장은 "한국도 저금리 시대에 접어들어 세금과 물가인상 등을 감안할 때 은행예금 중심의 투자로는 더 이상 수익을 내기 힘들어졌다"며 "장기적으로 예금 비중이 20∼30%까지 떨어지는 대신 그만큼 펀드투자 비중이 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