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제이 싱(피지)에게 264주 만에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넘겨 준 타이거 우즈는 이제 가장 유명하고 돈을 많이 번 선수 가운데 한 명으로 남았을 뿐이라고 7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전했다. 신문은 전날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근교 노턴에 위치한 보스턴 TPC(파 71. 7천451야드)에서 미 프로골프(PGA)투어 도이체방크 챔피언십에서 싱이 정상을 차지, 우즈의 시대가 끝난 사실을 스포츠 섹션이 아닌 1면 주요 기사로 처리, 그의 몰락을 크게 보도했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우즈의 올해 수입은 8천30만달러. 그러나 우즈는 올들어 고작 1승을 건지는데 불과했으며 지난 2002년 US오픈 이후 마스터즈대회와 US오픈, 브리티시오픈, PGA챔피언십 등 4대 메이저대회에서 무관의 불명예가 계속됐다. 최근 2년 간 성적을 기준으로 환산, 가까스로 세계랭킹 1위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결국 싱에게 밀리고 말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 우즈는 싱에게 '넘버 원(No. 1)'을 내준 데 대해 "실망하지 않는다. 이기면 순위는 올라간다"고 말했지만 지난 1997년 12타 차로 마스터즈에서 우승하고 한때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휩쓴 그에게 1승이 더 이상 쉬운 일 만은 아니라고 LA 타임스는지적했다. 힘이 들어간 스윙이나 스웨덴 태생 엘린 노르데그렌과의 결혼문제 등도 예를 들었다. 지난 1999년 8승, 이듬해인 2000년에는 연간 9차례나 우승한 우즈로서는 당분간고전이 예상될 것이라는 것이다. 선수로서 독보적 위치와 호감이 가는 성격, 다양한 피가 섞인 혈통이 그를 미국인들의 우상(icon)과 마케팅 천재가 되게 했다고 타임스는 전하면서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성장한 우즈는 2살 때 이미 '마이크 더글러스 쇼'에 출연, 봅 호프와 퍼팅대결을 벌이고 , 5살 때 골프 다이제스트에 특집기사로 다뤄지는가 하면 골프 장학생으로 미 서부 명문사립 스탠퍼드대에 입학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싱은 피지출신으로 온갖 역경을 딛고 정상에 선 인물로 골프장에 가기 위해 위험천만하게 활주로를 가로질러 달음박질을 치는가하면 보르네오에서는 10달러교습비를 받는 클럽프로로 일하는 등 나이 서른에 비로소 PGA에 데뷔했다고 신문은소개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