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신용등급 상향조정을 재료로 상승을 시도하고 있다. 한전은 내수 경기가 회복되면 가장 먼저 수혜를 받을 종목으로 꼽히는 데다 지난 2일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외화표시채권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올려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이유는 배전 부문의 분할을 중단해 전력가격의 변동성이 줄어들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발전 자회사 매각과 배전 부문의 분할 등 성급한 민영화가 기업 가치를 훼손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발전회사-한전-배전회사' 등 3개 분야로 한전의 사업이 완전 분리될 경우 가격 변동이 심해지고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는 정부의 무리한 민영화 추진과 그에 따른 부작용을 견제하는 부수적 효과도 예상된다. 국제 유가 및 석탄가격 상승,내수경기 침체,물가 상승 등의 불리한 경영환경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은 한전의 강력한 사업기반을 다시 한번 확인해 준 것이라고 신지윤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평가했다. 그는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않고도 올해와 내년에 각각 1조3천억원과 1조4천억원의 잉여현금흐름(FCF)이 창출돼 차입금 감소와 배당 증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발전자회사에 보상해주는 고정 비용을 줄인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또 상반기 중 환율 하락으로 2천1백47억원의 외화 환산이익이 발생해 큰 폭의 영업외 이익을 기록한 점도 실적개선 요인에 포함됐다. 한전 주가는 지난달 초 1만8천원에서 흔들리지 않고 상승,2만2천원에 육박하고 있다. 신지윤 애널리스트는 2만5천원을 목표 가격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단기 급등했다는 점을 지적하는 애널리스트도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박성미 애널리스트는 적정 주가를 기존의 2만2천2백원에서 2만3천7백원으로 상향 조정하면서도 주가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며 기존의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저금리 추세가 진행되면서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지만 15% 이상의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는 게 그 이유다. 그는 정부가 물가상승 압력에 대해 우려하고 있어 전기요금 인상이 허용될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주가가 힘을 받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시장의 실세금리 하락으로 한전의 배당수익률 5%는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수준"이라며 주가가 하방경직성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