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코엑스에서 나흘간의 일정으로 개막된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이 행사의 취재에 나설 때만 해도 기자는 큰 기대를 갖지 않았다. 내수침체와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이 '혁신기술'개발에 얼마나 매달리고 있을 지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시장을 둘러본 뒤 기자의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참가기업마다 '우리 기술력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자신있다'는 긍지를 갖고 있었고 새로운 기술들이 대거 선을 보였기 때문이다. 또 전시장은 이틀째 사람들의 물결로 넘실댔다. 해인사 팔만대장경을 독자 기술을 이용해 동판으로 제작하는 우연엠에스의 부스에도 사람이 많이 몰렸다. 이 회사는 사진이나 그림을 각종 금속표면에 정밀하게 입혀내는 메탈포토 기술로 지난달 미국 뉴스전문 케이블채널 CNN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 회사의 이병묵 전무(46)는 "기술력 하나에 회사의 운명을 걸고 있는 업체들이 나온다는 생각에 참가신청을 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와 함께 지능형 전조등 시스템을 선보인 삼립전기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 관계자는 "2년동안 약 4억원을 투입,야간 곡선로 주행시 핸들 조정각도를 자동으로 감지해 전조등을 이동시켜주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대학과 연구소,중소기업이 손을 잡은 산학연관도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전시에 참여한 한 미국업체 관계자는 "전기전자 정보통신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 가능성이 있는 기술들이 꽤 눈에 띄었다"며 "이중 몇몇을 미국에 소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제여건이 어려운데도 소리없이 첨단기술 개발에 몰두하는 업체들은 생각보다 훨씬 많았다. 결국 이들이 미래 한국산업의 핵심주체가 될 것이란 생각은 이틀간의 취재끝에 확신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문혜정 벤처중기부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