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주 "나 떨고있니" ‥ LG필립스 장비발주 2~3개월 연기 등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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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LCD 패널 생산 업체들이 신규라인 설비투자를 연기키로 결정함에 따라 LCD관련주들의 실적에 비상이 걸렸다.
코스닥시장에서 '파주 테마'를 만들어 온 LG필립스LCD는 7세대 기판 사이즈를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대만 2위 LCD 패널업체인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도 내년께 추진키로 했던 7.5세대 라인신설을 무기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LCD관련 기업들의 주요 매출처라는 점에서 실적 우려감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LCD관련주 실적 둔화되나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필립스LCD는 파주 공장의 LCD 7세대 패널 사이즈를 당초 계획보다 10∼15% 가량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주력 제품을 50인치 패널에서 40인치로 바꾸기 위한 조치다.
이렇게 되면 생산라인 설계부터 손을 댈 수밖에 없어 관련장비 납품도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장비 납품가격 인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LG필립스LCD가 빠르면 10월께 장비를 발주할 것으로 예상됐었다"며 "발주가 늦어지면 관련업체들의 실적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도 투자연기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는 7.5세대 생산라인 건설을 전면 중단하고 수요 재검토 결과에 따라 사업 재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도 패널 규격축소를 검토 중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LG필립스LCD와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는 국내 LCD 장비업체들의 주요 고객이라는 점에서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에 올해 4백억원어치의 장비를 팔았다.
◆납품처 다변화가 관건
애널리스트들은 장비발주 지연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LCD장비업체에 대한 우려는 '과민반응'이란 시각도 나온다.
LG필립스LCD는 25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는 만큼 일정지연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여겨진다.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도 7.5세대 라인을 착공한 상태여서 무작정 늦출 수 없다.
LG필립스LCD와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의 패널 크기가 삼성전자 7세대 패널 크기와 비슷해진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삼성전자에 이미 납품한 업체들로선 설계변경 없이도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자심리 위축이나 장기적인 실적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매출처 다변화 등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정용래 연구원은 "투자지연에 따른 영향력이나 LCD 패널가격 하락에 따른 장비 납품단가 인하 압력은 상대적으로 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패널업체들도 투자연기를 고려 중이고 업황도 내년 3분기에나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동부증권은 "패널업체들의 투자가 늦어지면 장비업체 매출반영 시점도 지연될 것"이라며 "LG필립스LCD 의존도가 높은 업체들은 실적모멘텀이 악화될 수도 있어 매출처 다변화 정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