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9일자) 소득은 주는데 빚은 늘어나고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가계부채가 지난 6월말 현재 4백58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는 외환위기때였던 지난 97년의 2백11조원에 비해 2배를 웃도는 규모로 가구당 빚도 2천9백94만원으로 늘어난 것이다.
물론 빚 없이 살아갈 수는 없는 일이지만 최근들어 그 증가속도가 무척 빨라지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같은 가계부채 증가는 금융회사들이 모기지론 등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을 과감히 늘린데다 농어가 부채경감을 위한 자금지원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게 한국은행의 분석이지만 어쨌든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보아도 무리는 없을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2·4분기의 도시근로자 가계수지동향에서 소득이 전분기에 비해 5.1%나 줄어든 것만 보더라도 그같은 사실은 분명해진다.
문제는 이같은 가계부채의 급증이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선은 내수소비가 살아날 기미를 찾을 수 없다는 것 이외에도 경기침체가 장기화돼 가계의 대출상환 여력이 위축될 경우 자칫 금융시스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지나친 가계부채의 증가는 경계해야 한다.
그 근본대책은 경기활성화를 통한 소득증가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금융회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소비금융, 즉 가계대출 늘리기에 경쟁적으로 나선 결과라는 점도 한번쯤 반성해 볼 여지가 있다.
전체 가계대출잔액 가운데 예금은행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훨씬 넘고 있다.
카드대출이 줄었다고 좋아할 일만은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