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개혁, 하루만에 '없던일로'] 경제여건 부담.내부 반대의견도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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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지도부가 8일 공식적으로 리디노미네이션(환폐단위 절하) 논의 자체를 '차단'하고 나선 것은 최근의 어려운 경제상황에 대한 부담과 비판적인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이란 것이 당 안팎의 분석이다.
화폐단위를 낮춰야 할 필요성은 인정할 수 있다 하더라도 "과연 지금이 적기인가"란 물음에는 마땅한 대답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 당내에서도 경제에 밝은 의원들 상당수는 리디노미네이션에 반대하는 기류가 강하다.
국회 예산결산위원장인 정세균 의원은 "정치권이 나서서 이 문제를 공론화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특히 여당이 앞장서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고도의 정책적 판단이 요구되는 사안이므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화폐단위 절하가 단행될 경우 단기적으로 물가가 급등할 수 있다는 점이 여당 의원들을 압박하고 있다.
참여정부의 초대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김진표 의원은 "예컨대 1천원을 1원으로 바꾼다고 가정했을 때 9백원 하던 물건이 산술적으로는 0.9원이 되지만 실제 판매가격은 1원이 될 가능성이 크므로 리디노미네이션이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게 뻔하다"며 "특히 서민들이 소비하는 물품들이 이런 식으로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내수경기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재경위 소속인 김종률 의원은 "경제상황이 좋을 때라면 모를까 '더블딥'이니 '양극화'니 경제가 어렵다는 말만 나오는 상황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예상되는 화폐단위 절하를 거론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대했다.
재경위 소속의 다른 의원은 "솔직히 개인적으로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해 생각해 본 적도 없고 대부분 의원들도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당내의 부정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