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지분을 많이 보유한 지주회사가 다시 관심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달 하순경부터 삼성물산 (주)LG 등 대형사로부터 시작된 지주회사의 주가 상승세는 이달들어 세아홀딩스 등 중소형사들로 확산되면서 강력한 테마를 형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도 상당수 지주회사가 보유주식 등 자산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된 상태인데다 사모주식투자펀드(PEF) 법안이 국회통과를 앞두고 있어 당분간 지주회사 테마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주사 테마,대기업서 중견기업으로 8일 증시에서 세아홀딩스는 전날보다 8.33% 급등한 1만7천5백50원에 장을 마쳤다. 이달 들어 25% 급등했다. 대한제분도 5.39% 오른 4만3천원에 마감됐다. 하루 평균 거래량이 1천주에도 못미칠 정도로 소외됐던 대한제분이 5% 넘게 오르기는 1년만에 처음이다. 지난달 하순 삼성물산 ㈜LG 한화 코오롱 농심홀딩스 등을 '선발대'로 한 지주회사 강세가 이달 초 금호석유화학 동양메이저 두산 대한항공 동부건설 등으로 이어진데 이어 급기야 대한제분 등에까지 매수세가 확산된 것이다. 이들 종목은 보유주식 등 장부가치는 높지만 주가가 크게 저평가된 지주회사 관련주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세아베스틸 등을 자회사로 갖고있는 세아홀딩스는 지난 6월말 현재 주당순자산(BPS)이 9만8천원을 넘는다. 대한제분은 SBS(5.5%) 등의 주식을 보유해 주당 순자산이 20만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PEF 법안 국회통과 가능성도 호재 지주회사 주가의 상승은 우선 저평가 논리가 시장에 먹히고 있기 때문이다. 올초까지만 해도 삼성물산 SK㈜ 한화 ㈜LG 등 우량 지주회사들은 대부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5배에도 못미쳤을 정도로 저평가됐었다. 이채원 동원증권 상무는 "최근 몇년 동안 국내 투자자들은 IT(정보기술)주와 같은 성장주에 집중 투자해왔지만 경기변동에 따른 급등락이 심해 손실을 많이 봤다"며 "투자자들이 점차 안정적인 주식투자를 선호하게 되면서 그동안 저평가됐던 지주회사에 관심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회통과를 앞둔 PEF 법안도 지주회사에 대한 투자심리를 호전시키고 있다. 강대일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 법안이 통과되면 자산가치는 우량하지만 주가가 저평가된 중소형 지주회사가 주요 매수타깃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추가상승 전망속 경계론도 대우증권 강 연구원은 "IT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당분간은 삼성전자 등이 반등을 이끌기보다 현재와 같은 종목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며 "지주회사 테마주는 종목장세 속에서 길게는 내년까지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최근 단기간의 주가급등으로 상승탄력은 둔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경영을 잘하고 있거나 대주주의 지배가 확실한 삼성물산 ㈜LG 등 우량지주회사들은 PEF의 매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실적이나 자산가치 등 펀더멘털이 아니라 PEF 도입에 따른 M&A 가능성 등을 겨냥해 지주회사에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