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포동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양모씨(39)는 요즘 '발품'을 파는 일이 크게 줄어들었다. 동사무소나 구청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토지 및 건축물대상,토지이용계획확인 등 업무에 필요한 서류를 인터넷을 통해 사무실에서 열람하고 발급받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성수동에 사는 주부 오모씨(35)도 "집을 비우는 날이 많아 친구가 보낸 소포를 제때 받지 못할까 불안했었는데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배달 예보를 받고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인터넷을 이용해 각종 행정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e행정'이 실생활 속으로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행정기관 간 통신망을 통합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단계였다면 이젠 인터넷과 첨단 통신기기를 활용한 '안방 민원해결 시대'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PC뿐만 아니라 휴대폰 개인휴대단말기(PDA) 등 휴대용 통신기기를 이용,장소와 시간에 관계없이 각종 행정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u(유비쿼터스)행정'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먼저 집에 있는 컴퓨터를 통해 각종 행정서류를 바로 발급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손에 잡히는 'e행정'이 이뤄지고 있다. 수요가 가장 많은 주민등록등·초본 토지대장 등이 추가돼 인터넷을 통해 뗄 수 있는 행정서류가 8개로 증가하면서 시민들의 'e행정' 이용도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행정자치부가 지난 7월말까지 3개월 간의 전자정부서비스 하루 이용건수를 조사한 결과 지난 3월에 비해 전자정부 홈페이지 접속건수는 72%,인터넷민원신청 82%,인터넷 서류발급은 1백41% 증가했다. 행자부는 "오는 2007년까지 인터넷 발급 서류를 50종류로 늘려 전체 민원발급량의 80%를 인터넷으로 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휴대폰을 이용한 행정서비스 제공도 확산되고 있다. 노동부는 자체 운영하는 고용안정정보망을 구직자와 구인업체를 연결,취업이 성사되면 신청자에게 바로 문자메시지를 보내주고 있다. 정보통신부 산하의 우정사업본부는 휴대폰을 통해 등기우편의 배달을 예보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등기소포 배달에도 이 서비스를 적용했다. 기상청 보건복지부 등도 관련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서울 강남구는 휴대폰 문자메시지 서비스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오는 12월부터 'u행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기존 PC뿐만 아니라 휴대폰 등 무선통신으로도 각종 민원서류를 신청하고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인터넷이나 휴대폰,PDA 등을 이용해 민원인이 필요한 서류를 신청하고 e메일이나 팩시밀리로 전송받을 수 있게 된다. 수원시도 오는 2007년까지 'u-시티 수원'을 구현하는 방침을 최근 세웠다. 서울시는 10일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청,각 시·도 보건환경연구원 등 검사기관에 의해 부적합 판정을 받은 식품 정보를 할인점 등 유통판매점에 실시간으로 통보,불량식품을 조기에 회수하는 식품안전 전산망을 국내에서 처음 구축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