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8일(현지시간) "기업 투자가 견고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고 주택 신규 착공이 7월 중 증가세로 돌아섰다"며 "미국 경제가 다시 성장을 위한 동력을 회복했다"고 강조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미국 경제가 올 초 단편적인 약세를 겪었던 이유는 고유가 때문이었으나 유가가 8월 중순까지 계속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률 및 전망은 최근 몇 달간 (오히려) 완화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은 '신중한 속도'로 금리를 올리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미국 이코노미스트들은 FRB가 오는 21일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 금리를 현재 1.5%에서 1.75%로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린스펀 의장은 그러나 "중국과 인도가 에너지 집약적인 방법으로 경제 성장을 하고 있고 원유의 장기 공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결과 국제 원유 장기 선물 가격이 최근 몇 년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며 유가 강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인구 고령화와 평균 의료비용 증가로 사회보장 비용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재정적자 증가를 억제하기 위한 규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그린스펀 의장이 미국 정부의 재정 상태가 현 추세대로 악화될 경우 2018년 이후에는 국민연금 지급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 때문에 미국 정부가 지출을 늘리려면 그에 상응하는 액수만큼 다른 분야에서 비용 감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미국 의회 예산국은 향후 10년간 미국의 누적적자가 2조3천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