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9:59
수정2006.04.02 10:01
증권업계 구조조정이 인수·합병(M&A)보다는 청산 등 일부사의 퇴출을 통해 진행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증권연구원은 9일 '우리나라 증권산업의 문제점 및 향후 구조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M&A는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증권사 대부분이 서로 비슷하게 위탁매매에 치중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를 얻기도 힘들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증권연구원에 따르면 증권사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2. 상장 증권회사 21개 가운데 지난 3월 말 현재 주가가 주당 순자산을 웃도는 (PBR 1 이상) 곳은 불과 3개사뿐인 것으로 조사됐다.
신보성 연구위원은 "PBR가 1보다 낮다는 것은 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낮다는 것으로 주주 입장에서는 영업을 계속하는 것보다 청산 후 투자자본을 회수하는 게 오히려 경제적으로 이익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증권사들이 유상감자나 고배당을 통해 자금을 회수하는 것은 이같은 맥락에서 이뤄지는 일"이라며 "주식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는 증권사간 수수료 인하 경쟁은 증권사들의 청산(퇴출)을 촉진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적 배려가 뒤따르지 않고서는 M&A나 청산을 통한 구조조정 모두 실효를 거두기 힘들 것으로 지적됐다.
신 연구원은 "특성화된 다양한 종류의 증권사들이 출현하고 시장의 수요 기반이 확대돼야 대형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