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부터 마쓰시타 전기는 추락을 거듭했다.


소니의 평면 TV에 패하는 등 가전왕국의 자존심이 구겨졌고 '살아 있는 경영의 신'이라 불리던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신화도 무너져갔다.


그러나 한 뛰어난 CEO가 벼랑 끝의 마쓰시타를 되살려냈다.


2000년 6월 취임한 새 사장 나카무라 쿠니오.그는 곧 3개년의 중기 경영계획인 '창생21 계획'을 발표하고 기존 사업부제의 해체와 사업영역 개편 등 낡은 체제의 '파괴'에 착수했다.


창업 정신만 빼고 모두 바꾼다는 그의 혁신 계획은 첫 해 매출 10% 감소,4천3백10억엔 적자라는 고통을 수반했다.


그러나 2002년 4월 그는 '영업이익 1천억엔 달성'을 사회적 공약으로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연구·개발·설계 혁신과 셀 생산 도입,비용 감축 등 구조 개혁에 나섰다.


이와 함께 '가장 짧은 시간에 새로운 상품을 시장에 내놓으며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88개 V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 목표는 바로 '불가능에의 도전-미션 임파서블'이었다.


직원들도 바짝 긴장했다.


이 '나카무라 혁명'은 그 해 영업이익 1천2백66억엔 달성이란 성과를 얻어냈고 계속해서 상승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부터 새로운 3개년 계획인 '약진21 계획'으로 비전을 확대해가고 있는 그가 '포브스'의 '2004년 아시아 최고 CEO'로 선정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V혁명,미션 임파서블을 달성하라'(카타야마 오사무 지음,이경상·서민석 옮김,제우스)는 이같은 마쓰시타의 한계돌파 혁명 이야기를 담은 기업 다큐멘터리다.


극한에 몰린 회사를 2년간 밀착 취재하며 프로젝트별로 변혁을 앞둔 팀원들의 불안과 좌절,선택과 집중의 힘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마쓰시타 변혁사단의 혁신은 과거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아닌 '한계돌파 사고' 방식이었다.


이는 과감한 목표를 설정하고 낡은 것을 부정하면서 남들이 사용하지 않는 아이디어로 비약적인 성과를 빨리 달성하는 것.


디지털카메라 시장을 탈환한 'DSC 프로젝트'를 보자.나카무라는 캐논 소니 등 4대 메이커가 장악한 이 시장에 '10개월내 신제품을 투입하는 불가능에 도전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4년 전 진출했다가 1년만에 참패한 경험이 있는 터라 직원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나 곧 '파괴와 창조'의 과정이 이어졌다.


3개월이라는 라이프 사이클이 시장 진입의 열쇠라는 '역발상'에 도달했고 독일 라이카와 제휴해 최고의 렌즈를 장착한 디카를 만들었다.


이 제품은 예상 목표의 2배를 뛰어넘는 판매실적으로 발매 직후 점유율 10%의 '기적'을 일궈냈다.


카드리더기 생산을 단순 조립에서 1인 생산체제로 전환한 뒤 반값으로 시판해 시장 점유율을 2배로 키운 생산 혁신,전력 소비가 낮은 친환경 냉장고와 차세대 슬림형TV 개발 등 그의 눈부신 혁신 과정을 이 책에서 배울 수 있다.


2백52쪽,1만2천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