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품의 대체관계로 주가 희비가 교차하는 코스닥 기업들이 늘고 있다. 같은 사안이지만 어떤 제품을 만드느냐에 따라 업체별로 호·악재가 각각이다. 모멘텀 부재로 시장이 분석보고서나 영업환경 변화 등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이같은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한가-내리막 '희비 쌍곡선' 알티전자 주가는 지난달 31일에 비해 22.3% 올랐다. 인터플렉스는 8.1% 하락했다. '슬라이드폰'이 명암을 갈랐다. 슬라이드폰 출하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슬라이드폰 힌지를 생산하는 알티전자는 실적개선이 기대되지만 폴더폰용 연성PCB(인쇄회로기판)를 만드는 인터플렉스는 수요둔화가 우려되고 있다. 우리조명과 서울반도체도 엇갈린 주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리조명은 8월말 이후 약세를 접고 소폭 반등했으나 강세를 이어가던 서울반도체는 9월초부터 약세로 돌아섰다. TFT-LCD 광원이 배경이다. 기존 CCFL(냉음극 형광램프)에서 LED(발광소자)로 옮겨가자 LED업체인 서울반도체가 떴다. 반면 자회사 우리ETI를 통해 CCFL을 생산하는 우리조명은 성장둔화 가능성에 휩싸이고 있다. 파라다이스와 코텍도 사정은 비슷하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 신규 허용으로 명암이 갈리고 있다. 문화관광부가 서울과 부산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 3곳을 신설키로 했다고 발표한 지난 3일 파라다이스 주가는 3.94% 하락했다. 반면 코텍은 추가 개설로 카지노용 모니터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파라다이스는 카지노 추가 허용 방침이 알려진 이후 줄곧 내리막을 걷는데 비해 코텍은 연일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모멘텀 여부 검증안돼 그동안 상반된 주가 흐름을 보였던 종목들은 '항공주 대 대체에너지주'처럼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IT(정보기술)업체간에도 사안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해당 이슈가 실적에 본격 반영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득실 여부도 명확지 않다"며 "섣부른 매수나 매도는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실제 증권사들도 리스크나 모멘텀에 대한 엇갈리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인터플렉스의 경우 지난 5일 삼성증권이 슬라이드폰 증가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지적하자 다음날 동부증권은 노키아 대량납품 등을 통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되받아쳤고 지난 8일에는 JP모건이 실적둔화감이 우려된다며 투자의견을 낮췄다. 카지노 산업에 대해서도 '파라다이스의 독점지위가 흔들리고 있다'(삼성증권)는 우려와 '신규카지노가 생기더라도 경쟁력 우위를 확보할 것'(대신증권)이라는 의견이 팽팽하다. CCFL과 LED 부문 역시 'CCFL에 있어 LED는 단기 위협이 아니다'(CLSA증권)는 분석과 'LED기반 LCD가 예상보다 빨리 나올 것'(BNP파리바증권)이라는 전망이 맞서고 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