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학년도 새 대입제도안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서울 시내 주요 대학 입학처장들이 10일 서울 코리아나 호텔에서 모임을 갖고 학생 선발권을 대학에 줄 것과 고교 교육의 정상화 등 두 가지 원칙에 합의했다. 이는 현행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엄격히 금지된 △고교등급제 △논술고사를 제외한 필답고사(본고사) △기여입학제 등 이른바 '3불(不)' 사항을 완화해달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백윤수 연세대 입학처장은 모임이 끝난 뒤 "서울대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성균관대 중앙대 등 시내 9개 주요 대학 입학처장들은 2008학년도 대입제도의 주요 내용에 대해 동의한다"면서도 "학생을 선발하는 데 대학에 좀더 많은 자율성이 주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교 교육이 정상화돼야 한다는 데 입학처장들은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이 모임의 수석 부회장인 이용구 중앙대 입학처장은 "고교등급제 도입 여부에 대해 논의는 했지만 아직 정리해서 말할 단계는 아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이달 말 안에 각 대학입시 담당자들과 협의해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완진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현재 고교등급제에 대한 금지조항은 너무 포괄적이고 광범위하다"며 "학교를 1등급,2등급으로 분류하는 고교등급제는 서울대도 반대하지만 현실적으로 학교 간 학력차가 존재하는 만큼 대학이 학생의 정확한 학력을 판별할 수 있는 여러 지표나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백윤수 입학처장은 이날 모임후 공식 발표를 통해 "서울지역 대학 입학처장들은 고교등급제 도입이나 본고사 부활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 45개 대학 입학처장들은 조만간 열릴 예정인 전체회의에서 고교등급제 도입과 각 대학의 논술ㆍ면접고사 강화 방안 등을 추가 논의한 뒤 이달 말 교육부에 건의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한편 교육인적자원부는 새 대입제도와 관련,4년제 대학 총장들의 모임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대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대교협 관계자는 "교육부의 요청에 따라 대학 교수,고교 교사 등 30여명으로 구성된 입시위원회를 열어 고교등급제 문제를 포함한 새 대입안에 대한 의견을 정리해 교육부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