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주얼 업체들이 본업인 '옷'보다 부업인 '액세서리' 판매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경기 침체로 인해 '작년 수준만 유지해도 다행'이라는 패션 업계에서 가방·지갑 등 잡화부문 매출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아예 액세서리만 판매하는 단독 매장을 열거나 별도 잡화 브랜드를 만들어 액세서리 비중을 늘리는 업체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트래디셔널 캐주얼의 선두주자인 '빈폴'은 가방·지갑 등 액세서리 매출이 급격히 늘어나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과 분당 삼성플라자에 '빈폴 액세서리' 단독 매장을 오픈했다. 지난 2000년 매출액 56억원에 불과했던 빈폴 액세서리는 △2001년 1백20억원 △2002년 2백43억원 △2003년 4백45억원 등 매년 2배 이상 성장하고 있다. 올해도 전년 대비 25% 성장한 5백60억원의 매출액을 바라볼 정도다. 빈폴은 앞으로 대형 가두점이나 백화점에 액세서리 단독 매장을 적극적으로 열 방침이다. 여성 영캐주얼 'BNX' 역시 지난 2월 액세서리 단독 브랜드인 'BNX ACC'를 런칭했다. BNX측은 "모자·가방·신발 등 잡화제품 매출액이 전체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며 "현재 서울 수원 부천 등 수도권과 대구 등 지방 대도시에 있는 백화점 4곳에 액세서리 단독 매장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남성 캐주얼 '헤지스' 역시 가방·지갑·벨트·키홀더 등 액세서리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헤지스 관계자는 "올해 헤지스 액세서리 예상 매출액은 28억5천만원으로 지난해 15억3천만원보다 86% 정도 늘어날 것"이라며 "아직까지 절대 매출이 크지는 않지만 성장률은 헤지스 전체 매출 성장률보다 3배 이상 높다"고 소개했다. 헤지스는 향후 액세서리 제품을 다양화하고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현재 7%에서 12%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빈폴 관계자는 "캐주얼을 선호하는 20대가 액세서리를 '구색 맞추기'용이 아니라 옷과 똑같은 '패션'으로 보면서 액세서리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중고가의 대중적인 명품인 '매스티지'에 대한 선호도와 '토털 코디네이션'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인기 캐주얼 업체들이 액세서리 비중을 앞다투어 늘리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