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이닉스반도체 정형량 CFO.."금융권부채 2년내 모두 갚을것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2006년 말까지 기다릴 것 있겠습니까. 반드시 그 전에 경영정상화를 이뤄낼 겁니다."
하이닉스반도체의 경영지원 총괄 및 재무최고책임자(CFO) 정형량 부사장(56).그는 조기 경영정상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와 자신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정 부사장은 지난 2002년7월 외환은행(여신관리부장)에서 하이닉스로 옮겨간 뒤 구조조정과 재무구조 개선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그는 "하이닉스에 "정상화"라는 의미는 구조조정촉진법 졸업시한인 2006년말 이전 모든 금융권 부채를 갚아 "클린 컴퍼니"로 거듭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1백16% 수준인 부채비율이 올 연말 60∼70%,2조6천억원선인 금융권 부채는 1조원대 초반으로 각각 떨어질 겁니다.
나머지 부채를 상환하는데 긴 시간이 필요하진 않을 것입니다."
하이닉스는 지난 상반기 중 1조원이 넘는 순익을 올릴 정도로 뛰어난 수익력을 보이고 있다.
비메모리 사업 매각으로 구조조정도 마무리된 상태다.
정 부사장은 투자재원 부족으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어온 하이닉스가 세계 최고수준의 원가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기술개발 인력들을 포함한 임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이라고 말했다.
지난 2분기 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41%.삼성전자(47%)에는 못 미치지만 독일 인피니언(16%)이나 마이크론테크놀로지(9%)보다는 월등히 높다.
"하이닉스 엔지니어들은 스카우트 제의를 뿌리치면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식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적기에 새로운 장비를 구입하지 못했는데도 기존(구식) 장비로 해외 경쟁사들의 생산성을 압도했으니 말입니다."
수율이 좋지 않아 한때 문을 닫는 방안까지 검토됐던 미국 유진공장의 생산성도 이천공장 수준까지 올라섰다.
모두 엔지니어들의 남다른 노력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유진공장은 특히 미국이 상계관세 부과를 구체화하던 시기에 극적으로 수율을 올려 '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유진공장은 특히 올해 만기가 돌아온 현지 금융부채 6천억원을 지난달에 모두 상환했다.
이제 남은 빚은 만기가 2007년인 2억달러 남짓이 전부다.
그는 중국으로의 핵심기술 유출에 대한 일각의 우려에 대해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중국의 경영참여는 전혀 없습니다.
현지 엔지니어는 대부분 본사에서 파견할 것이고 중국인 근로자들은 오퍼레이터 수준의 역할만 수행하게 됩니다.
삼성전자의 미국 오스틴 공장에서 기술이 유출됐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까? 아니면 수 많은 글로벌 생산기지를 갖고 있는 인피니언이나 마이크론이 기술유출로 곤경에 처했던 적이 있습니까?"
그렇다면 중국이 무엇 때문에 각종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공장을 유치하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중국의 중장기 산업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략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향후 중국의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자국 내 생산기지를 갖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그는 하이닉스 본사가 중국에 매각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목소리까지 높여 부인했다.
"매각 문제는 기본적으로 채권단이 결정할 사안이지만 결단코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제야 겨우 빛을 보고 있는데…."
정 부사장은 앞으로도 견조한 실적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봤다.
반도체 가격 하락을 충분히 견딜 수 있을 정도로 원가가 계속 낮아지고 있어서다.
특히 내년말 이후 가동될 중국공장 3백mm라인의 원가는 삼성전자 수준 또는 그 이하로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낮은 인건비와 각종 세제 혜택이 가세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조일훈·장경영·오상헌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