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2백km의 인공 바람속에서 진행된 풍동테스트,시간당 2백mm 악천후 상황하에서의 강우.강설 테스트,한번에 2억원 가량이 소요되는 충돌실험 2백회,내구성 테스트를 위한 로드시뮬레이터,71개 노면상태에서 연비 소음 운전안전성 시험,최고시속 2백50km에서 고속주행 테스트"


현대차가 도요타 캠리,혼다 어코드를 따라잡고 세계적인 명차 메이커로 발돋움한다는 목표 아래 2002년 7월 'NF'라는 프로젝트명으로 출발한 신형 쏘나타가 통과한 테스트 목록이다. 각 테스트 기준은 당연히 캠리,어코드보다 높게 설정됐다.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의 제품개발 1센터에 맡겨진 NF의 개발에는 테스트 목록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 연구소가 보유한 최첨단 장비를 총 동원했다고 한다. 실제로 신형 쏘나타의 산실인 남양연구소에 들어서자 신형 쏘나타 개발 당시의 열기를 느낄 수 있다.


차의 심장으로 불리는 엔진을 개발하는 파워트레인 연구소 한 켠에서는 쏘나타에 장착된 세타엔진의 한계를 측정하는 내구실험이 한창이다.


양산라인에서 뽑아낸 세타엔진을 가져와 지난 2일부터 3천RPM 고속회전 상태에서 엔진이 얼마 동안 버틸 수 있는지를 측정중이다. 엔진이 멈추는 시간이 곧 실험이 끝나는 시간이다. 진동과 소음 수준도 24시간 체크된다.



김형욱 파워트레인 연구소 가솔린엔진개발실장(전무)은 "모든 엔진은 개발단계에서 30종류가량의 각종 내구 실험을 거친다"며 "세타엔진도 이미 충분한 실험을 통해 경쟁차종의 엔진보다 우수한 성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파워트레인연구소가 개발한 세타엔진은 다임러크라이슬러와 미쓰비시에도 공급될 예정이다.


충돌 실험장에서는 쏘나타를 시속 48km(30마일) 속도로 콘크리드 고정벽에 정면 충돌시켜 차량 파손과 승객의 상해를 측정했다. 개당 1억5천만원이 넘는 더미(Dummy)에 수십개의 센서를 부착,입수된 데이터를 컴퓨터로 정밀분석했다. 쏘나타는 2백회 정·측면 충돌실험을 통해 최고의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게 실험실 관계자의 설명이다.


직경 8.4m의 대형 팬을 이용한 풍동실험은 고속주행시 발생하는 공기저항과 소음을 측정하기 위한 것. 소음과 연비는 고객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항목으로 초기품질 평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대차는 풍동 가동에 필요한 2.5MW 전력을 한국전력으로부터 특별공급받기 위한 전용 전력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3백50여명의 전문인력이 근무하는 디자인 연구소는 기획된 신차 디자인을 가상현실(VR) 상황에서 3차원 입체영상으로 분석하는 첨단 장치를 확보하고 있다. 쏘나타 역시 CAD시스템을 통해 설계된 스케치 모델에 3차원 영상을 입힌 뒤 가상체험공간인 케이브(CAVE)시스템에 적용,배경화면과 광량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면서 디자인 종합평가를 받았다.


경기도 화성=이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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