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CEO 포럼 지상 중계] "포퓰리즘이 反기업정서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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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어디 신앙간증이나 하는 곳입니까.
아니면 종교부흥회 자리입니까.
여러분들이 하는 말을 듣고 나니 맥이 빠집니다.
부가가치는 기업이 만듭니다.
좀 더 용기있게 말할 수 있어야지요."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가 한국CEO포럼 연례회의의 한 행사인 '성숙한 시장경제체제를 위한 조건'이라는 주제의 정책 토론회에서 쏟아낸 말이다.
토론회 사회를 맡은 김 교수는 1시간반 남짓 진행된 토론에서 "가진 자들이 우선 많이 베풀어야 한다" "기업이 먼저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등의 기업의 본질과 역할에 대한 이견이 제기되자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꿀벌의 우화'를 들어 "착한 꿀벌이 모인 벌통은 꿀이 모이지 않고 경쟁에 익숙한 벌들이 모인 벌통은 꿀이 넘쳐 흐른다"며 "열심히 욕심부려서 일한 사람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지 마냥 착하기만 하면 치열한 경쟁에서 어떻게 많은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교수는 "사회환원을 위해 기업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솔직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며 기업의 사회공헌만을 강조하는 일부 참석자들의 발언을 정면으로 공박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중국처럼 높은 경제성장을 하지 못하는 것은 반기업정서가 밑바닥에 깔려있기 때문"이라며 "반기업정서는 사농공상의 유교적 가치관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386세대,이념분자들이 상당한 역할을 한데다 표를 의식하는 정치인의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이 이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변대규 휴맥스 사장도 "기업가가 욕심을 마음껏 부리고 이를 통해 발전하는 것이 시장경제며 사적인 욕심을 버리고 사회에 공헌하는 사람이 되라고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은 "사회통합적 노력을 하는 기업과 기업인이 나왔을 때 존경받는다"며 "기업인과 대기업들이 앞장서 사회통합적 노력을 하고 지도층이 스스로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며 그러지 않고는 존경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강석진 CEO컨설팅그룹 회장도 "반기업정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인들이 투명경영·윤리경영을 실천하고 건전한 기업지배구조를 정착시키는 한편 적정수준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등 할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창=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