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시장 및 기술도입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중소기업진흥공단 및 업계에 따르면 손목시계업체인 로만손은 지난 1995년 러시아 시장에 처음 진출한지 9년만에 세이코 시티즌 등 일본업체를 따돌리고 러시아 여성용 손목시계 시장의 점유율 1위업체로 떠올랐다.


시장점유율은 8%선으로 전량 자가브랜드인 "로만손"으로 내보내고 있다.


이회사는 지난해 1천5백만달러 어치를 내보낸 데 이어 올해는 2천만달러어치를 수출할 계획이다.


김기문 로만손 사장은 "개당 1백50∼3백달러 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승부를 건 게 먹혀들고 있다"며 "러시아는 지금 시장경제가 정착되고 있는데다 풍부한 자원이 상업화되는 단계여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회용 주사기업체인 한국메디헛은 지난해 처음 러시아 시장을 개척한 이래 매월 10만달러어치를 내보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러시아 수출이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며 "오는 11월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국제의료기기전시회에 참가해 수출선을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휴대폰케이스를 수출하는 필코인터네셔널은 올 들어 8월 말까지 러시아에 2백만달러어치 이상을 내보내는 등 이 지역 수출을 크게 늘리고 있다.


이 회사의 이인수 관리팀장은 "신시장치고는 단가도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원천기술과 국내 양산기술을 접목시켜 사업화에 성공하는 기업도 속속 나오고 있다.


웨이텍은 러시아의 홀로그램 관련 광학기술을 도입,광학전문회사로 성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00년 말 러시아 과학자의 도움을 받아 카메라폰용 홀로그램 렌즈(HOE)를 개발,월 70만대의 생산체제를 갖췄다.


이 제품은 전량 삼성전자에 납품되고 있다.


유성글로벌은 러시아 레이저 전문연구소인 '폴리우수'를 통해 3차원 형상각인기술을 이전받아 크리스털 내부에 고객이 원하는 모든 종류의 3차원 입체형상을 그려 넣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는 관광문화상품,기념품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을 상용화해 한해 1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밖에 이동통신장비 업체인 KMW,멀티미디어 영상장비 개발업체인 다림비전,전기통신 케이블 트레이시스템을 개발한 파이오니아메탈 등이 러시아의 원천기술을 들여와 사업화하고 있다.


한편 오는 19일 노무현 대통령을 수행해 러시아를 방문하는 김홍경 중진공 이사장은 시베리아지역 비정부연합체인 시베리안 어코드(Siberian Accord)와 양국간 무역증진 및 투자유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양국간 유대를 강화할 방침이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