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광주비엔날레가 지난 10일 개막돼 11월 13일까지 65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먼지 한 톨 물 한 방울'을 주제로 광주 중외공원 문화예술벨트 일원과 광주지하철,5.18 자유공원 등에서 개최되는 이번 비엔날레는 42개국 2백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주제전'과 현장을 중심으로 한 '현장전시'로 구분된다. 이번 비엔날레는 '참여관객제'를 도입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이용우 총감독은 "관객이 문화생산자로 작가와 같이 호흡하며 예술작품 제작에 참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비엔날레 운용제를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농부 회사원 주부 학생 교수 의사 등 세계 각지에서 선발된 60여명의 관객이 작가와 1대1로 짝을 이뤄 작품 제작에 참여했다. 메인 전시인 비엔날레관의 '주제전'에서는 참여 관객 60쌍과 작가들의 협업팀,10여명의 개별 작가가 '먼지(1전시실)''물(2전시실)''먼지+물(3·4전시실)' 등 각 주제에 맞춰 설치 영상 사진 회화 조각 등 다양한 작품을 출품했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 작가인 마크 퀸은 냉동시킨 양과 토끼의 형체 일부를 청동으로 주조한 '토르소'를,국내에 잘 알려진 중국의 웨민쥔은 독특하게 웃는 한 남성의 표정을 통해 우상을 중시하는 현대사회를 유머러스하게 풍자한 '쓰레기 처리장' 등의 회화 설치작품을 각각 선보였다. 일본 작가 도리미쓰 모모요가 출품한 영상물 '인사이드 트랙'은 세계 비즈니스의 중심인 뉴욕에서 일하는 비즈니스 맨의 캐릭터들이 군인처럼 기어다니는 모습을 담았는데 이들의 심리적 경쟁을 해학적으로 보여줘 관객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미야지마 다즈오의 '시간의 바다'는 물이 없는 일본식 정원을 현대적인 조형언어로 표현한 설치작품이다. 정원에는 물 대신 디지털을 이용,0에서 9까지의 숫자가 바뀌면서 마치 밤하늘에 펼쳐진 수많은 별들의 향연처럼 신비감을 준다. 영상 설치작가인 한국의 전준호는 미국 1백달러 지폐에 작가 자신이 두루마기 차림으로 등장,'타향살이' 노래에 맞춰 움직이는 모습을 애니메이션으로 처리해 미국의 패권주의를 풍자했다. '현장 전시'로 비엔날레관 앞마당에서는 8명의 작가가 참여,발자국 조형물 등 관람객들이 즐길 수 있는 흥미로운 작업을 보여줬고 교육홍보관에는 31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한국특급'전이 마련됐다. 5·18자유공원에서 열리는 '그밖의 어떤 것 마이너리티'전은 5·18 광주정신이 시민들의 삶 속에 어떻게 자리하는가를 살펴본 전시다. www.gb.or.kr,(062)608-4114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