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12개국의 환율정책을 총괄하게 될 초대 '미스터 유로'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룩셈부르크의 총리 장 클로드 융커. 유로존 최장수 총리이자 얼마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위원장직을 고사했던 인물이다. 유로존 12개국 재무장관들은 지난 11일 회의에서 내년 1월1일부터 2년간 유로존 전체의 재무장관을 뜻하는 첫 미스터 유로로 융커 총리를 임명했다. 미스터 유로는 EU 각국 중앙은행장의 대표인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비견되는 자리다. 이에 따라 진정한 미스터 유로가 누구냐를 놓고 벌써부터 신경전이 시작됐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융커 총리가 미스터 유로로 임명되자 "내가 진정한 미스터 유로"라고 선언하고 나섰다. 그러자 융커 총리는 "트리셰 총재가 미스터 유로인지는 잘 모르겠다"며 맞대응에 나섰다. 갈등은 둘 사이에서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이제 자신들도 중앙은행들처럼 한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전처럼 ECB에 일방적으로 몰리지는 않을 것이다. 미스터 유로의 등장으로 유로존의 환율정책을 비롯한 금융·재정정책이 적절한 견제와 균형을 이뤄낼지,신경전으로 정책 혼선을 빚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