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평채 발행 필요있나.. 재경부, 이달 10억弗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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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외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을 추진하는데 대해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외환보유액이 1천7백억달러를 웃도는 등 '나라 곳간'에 달러가 넘쳐나는 마당에 굳이 이자를 지불하면서까지 외평채를 발행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
정부는 국가 대외신인도와 외평채의 유동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외평채 추가 발행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면 한국은행과 금융계에서는 별다른 효과 없이 나라빚만 늘어나게 된다는 시각이다.
재정경제부는 미국 뉴욕에서 10억달러 규모의 외평채를 이르면 이달 중 발행하기 위해 13일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런던 뉴욕을 도는 투자설명회(로드쇼)에 나섰다.
◆정부 "외평채 발행 불가피"
현재 국제금융시장에서 유통되는 외평채는 2008년 만기물(30억달러)과 2013년 만기물(10억달러) 등 총 40억달러.
재경부는 매년 외평채 발행을 늘려 발행잔액을 1백억달러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최중경 재경부 국제금융국장은 "지금은 외평채 발행잔액이 미미해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물은 작은 충격에도 금리가 쉽게 흔들릴 우려가 있다"며 "외평채 추가 발행을 통해 한국물 시장의 폭과 깊이를 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평채 발행잔액을 늘려놓으면 해마다 차환발행을 해야 하므로 자연스럽게 투자설명회 기회를 만들 수 있어 국가 신용등급 관리에도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한은·시장 "득보다 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대외 기준금리는 국가 신용등급이나 개별기업의 신용도에 좌우되는 것이지 외평채 발행잔액이 늘어난다고 은행이나 기업의 차입여건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높은 금리로 차입한 달러를 낮은 수익률(미 국채 등)로 운용함으로써 역마진 부담만 커져 국가부채가 확대되는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외평채 발행으로 오히려 국내기업들의 외자조달 몫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