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오는 17일부터 연말까지 총 2조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13일 공시했다. 자사주 매입규모는 4백만주,취득기간은 오는 17일부터 12월16일까지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시장 예상치보다 규모가 크고 시기도 앞당겨진 것이다. 당초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하반기 자사주 매입규모를 1조5천억원선으로 예상했으며 시기도 10월 중순께로 관측했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자사주 매입에 따른 주가 부양효과도 예상보다 클 것으로 기대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사례에서 보듯 자사주 매입 이전과 이후 초기에는 주가가 상승탄력을 받았다"며 "최근 강한 반등세는 당분간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이번 자사주 매입은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방어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반면 동부증권 김성노 투자전략팀장은 자사주 매입으로 인한 주가 상승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지난 94년부터 9차례 이뤄진 자사주 매입의 주가 부양 효과를 분석한 결과 주가 상승은 항상 시장의 기대치보다 낮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번에 2조원어치를 매입하더라도 이론적으로 주가는 2.72% 정도의 상승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팀장은 "이는 자사주 매입기간에 외국인이 매도우위를 보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2000년 10월 자사주 매입 때를 제외하고 8번 모두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기간을 이용해 주식을 처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