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국민은행장이 금융감독위원회의 문책경고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내지 않기로 결정,국민은행 사태는 매듭 국면에 들어갔다. 김 행장은 13일 열린 이사회에서 "행장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게 되면 자리에 연연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고 후임 행장을 뽑는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 일정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연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금감위 조치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해온 김 행장이 금감위 결정을 전격 수용하기로 한 것은 개인 명예때문에 은행조직까지 흔들리게 될 경우 자칫 본인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올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공(公)과 사(私)를 분명히 해야 한다(윤증현 금감위원장)"는 주위 당부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김 행장이 연임 포기를 선언했지만 이번 사태로 인한 법정소송 가능성은 여전하다. 이사회는 앞으로 2∼3주동안 외부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은 뒤 법인(국민은행) 차원의 행정소송 여부를 다시 결정키로 했기 때문이다. 이날 이사회에서 이런 잠정결론이 나오기까지 격론이 벌어졌다. 일부 사내이사들이 "김 행장 퇴임과 무관하게 행정소송으로 가야 한다"는 뜻을 개진하자 사외이사들은 "금감위 제재 결정도 존중해야 한다"며 신중한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사외이사는 "이사들이 회계전문가가 아닌 만큼 외부 전문가로부터 중립적인 의견을 들은 뒤 신중히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개진돼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이사는 금감원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벌일 경우 이해득실을 잘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추후 이사회에서 행정소송을 하는 쪽으로 결론이 나면 은행이 감독당국의 징계조치에 반발,법적소송에 나서는 '사건'이 벌어지게 된다. 상임이사 3명(은행장,2명의 부행장)과 사외이사 11명으로 구성된 이사회 멤버들이 어떤 결론을 낼지 현재로선 예측불허다. 김 행장과 윤종규 부행장이 명예회복 차원에서 개인 자격으로 별도의 소송을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이날 이회사는 오는 10월29일 후임 행장 선임을 위한 임시주총 소집을 결의했다. 또 이사회 이후 주주대표 1명과 6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된 행추위가 별도의 모임을 갖고 행장후보의 기준,선정절차 등에 대해 논의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