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자동차에 정보기술(IT)을 결합한 텔레매틱스(Telematics)가 대중화되고 있다.


텔레매틱스는 자동차 안에서 "디지털라이프"가 가능하게 해주는 서비스다.


가령 운전자가 낯선 길을 찾아갈 때는 위성을 통해 실시간으로 길안내(내비게이션)와 교통정보를 받는다.


주유소나 정비소가 어디에 있는지 쉽게 찾을 수 있다.


차량사고가 나면 가장 가까운 구조대에 사고지점과 차량정보가 통보된다.


차 안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주식을 거래하거나 뉴스를 점검할 수 있고 영화나 드라마를 감상할 수도 있다.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유비쿼터스"를 체험할 수 있다.


◆텔레매틱스,자동차회사가 주도한다


텔레매틱스는 2001년 무렵부터 국내에 도입되기 시작했으나 그동안 예상보다 보급이 더뎠다.


단말기 보급이 원활하지 못했고 소비자들도 서비스 성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들어 다양한 단말기와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이용자층이 급속도로 넓어지고 있다.


특히 자동차 회사들이 시장 형성을 주도하고 있다.


LG전자 LG텔레콤과 현대ㆍ기아자동차가 공동으로 만든 텔레매틱스 서비스 '모젠',SK텔레콤과 르노삼성자동차의 텔레매틱스 서비스에 이어 조만간 KTF와 쌍용자동차의 '에버웨이'가 등장한다.


이에 따라 텔레매틱스 시장에서 3파전이 펼쳐지게 됐다.


현대·기아차는 LG전자 LG텔레콤과 제휴,작년 11월부터 '모젠'이란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텔레매틱스 단말기를 옵션에 포함시켜 오는 2007년까지 1백30만대 차량에 장착키로 했다.


모젠은 14일 '대한민국 멀티미디어 기술대상 시상식'에서 영예의 대통령상을 받았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삼성전자와 손잡고 'SM 시리즈' 고급 모델에 SK텔레콤망을 이용하는 텔레매틱스 장비를 공급한다는 '고급형 텔레매틱스 시스템'사업을 서두르고 있다.


쌍용자동차도 KTF와 함께 텔레매틱스 서비스 '에버웨이(Ever Way,가칭)'를 다음달께 선보일 예정이다.


◆이동통신사도 시장선점 경쟁 나선다


텔레매틱스 시장은 차량 출고 전에 단말기를 미리 장착하는 비포마켓과 출고 후에 단말기를 달아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프터마켓으로 나뉜다.


자동차회사들이 비포마켓을 주도하고 있다면 이동통신사들은 단말기 또는 휴대폰을 이용한 애프터마켓에 주력하고 있다.


KTF는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케이웨이스(K·ways)'를 내놓았다.


전용 휴대폰과 부속장치를 통해 이용자의 음성을 인식,실시간으로 교통상황을 지도로 보여주는 서비스다.


개인휴대단말기(PDA)가 아닌 휴대폰용 지도를 제공하고 길안내까지 하는 것은 케이웨이스가 처음이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네이트 드라이브' 서비스 개시 2년만에 가입자 10만명을 돌파했다.


SK텔레콤은 별도의 장치 없이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을 통해 길안내 지도를 보여주는 휴대폰을 선보이고 네이트 드라이브의 기능을 개선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보행자용 내비게이션 서비스도 내놓았다.


LG텔레콤도 이달 중 △안심운전 알리미 △실시간 교통상황 △주변 시설물 정보 등을 제공하는 휴대폰 '이지 드라이브' 서비스를 본격 시작한다.


◆텔레매틱스를 미래성장동력으로 키운다


정보통신부는 국내 텔레매틱스 시장을 지난해 1천억원에서 오는 2007년 3조2천억원 규모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텔레매틱스를 'IT839전략' 중 9대 신성장동력의 하나로 정하고 예산 1천9백45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정통부는 이 계획이 시행되면 생산 유발효과는 7조3천억원,부가가치 유발효과는 1조1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텔레매틱스는 단순한 '길 안내'서비스가 아니다.


방송 수신,전자상거래,위치추적,긴급 보안 등 다양한 분야로 서비스 영역을 넓혀가며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