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정보기술)업황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매출처 다변화를 통해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수익성이 높은 해외 업체를 새 납품처로 확보한 업체들은 국내 대기업의 단가인하 압력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요인을 상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처 다변화가 가시화된 업체로는 유일전자 엠텍비젼 KH바텍 인터플렉스 소디프신소재 로체시스템즈 레인콤 등이 꼽혔다. 대우증권은 14일 "매출처 다변화로 업황 부진을 극복하고 있는 IT 관련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증권사 이승주 연구원은 "최근 일부 휴대폰과 액정표시장치(LCD) 등 IT제품의 가격 하락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부품업체들이 납품단가 인하 압력을 받고 있다"면서 "경쟁업체와 차별화된 매출선을 보유하고 있거나 다변화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 기업에 대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휴대폰 부품주에선 유일전자 엠텍비젼 KH바텍 등이 매출처 다변화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됐다. 휴대폰 키패드를 만드는 유일전자는 기존 매출처인 삼성전자 LG전자 모토로라 지멘스 파나소닉 외에 지난 7월부터 알카텍과 필립스에도 제품 공급을 시작했다. 거래처가 늘어나면서 3분기 매출액(6백54억원)과 영업이익(1백25억원)이 작년 동기보다 54.2%와 40.6%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에 가장 많은 카메라폰용 컨트롤 프로세서 칩을 납품하는 엠텍비젼은 올해 안에 LG전자를 새 고객으로 끌어들이고 내년부터는 모토로라 지멘스 노키아 등에도 납품할 계획이다. 이에 힘입어 3분기 매출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백30.5% 급증한 4백24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KH바텍은 3분기부터 모토로라와 NEC에 판매를 시작한 데 이어 내년 1분기부터 지멘스에도 납품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성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체인 인터플렉스도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4분기부터 노키아에 제품 공급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주요 매출처인 소디프신소재(LCD용 특수가스 제조업체)는 대만의 CPT와 중국의 비오이 하이디스 등과 공급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LCD 장비제조업체인 로체시스템즈도 삼성전자에 이어 LG필립스LCD를 신규 납품처로 확보,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