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국보법 폐지' 여론몰이 움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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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이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에 개혁공조를 위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국회 단독 과반의석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국가보안법과 과거사,언론개혁법 등 '3대 개혁 법안'의 회기내 처리를 위해서는 두 야당의 협조가 긴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국보법 폐지 당론을 확정,대국민 홍보에 나섰다가 사회원로들로부터 잇따라 쓴소리를 듣는 등 곤경에 처한 상황에서 2야 공조를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곤혹스런 여당=이부영 의장은 13일 조계종 총무원장인 법장 스님을 만나 국보법 폐지에 대한 지지를 끌어내려다 오히려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치라"는 지적을 받은데 이어 14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지도부와의 면담에서도 "폐지해야 하지만 국민정서를 무시해선 안된다"는 충고를 들어야 했다.
이 의장은 백도웅 KNCC 총무목사와 만나 "마치 국보법 폐지가 휴전선을 열어놓는 것이란 식으로 감정적으로 선동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비판하면서 "국보법을 폐지하고 보완하든,대체입법을 하든 금명간 당의 기본 입장을 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백 총무는 "20년 전부터 국보법은 민족화해에 걸림돌이 되므로 폐지돼야 한다는 게 KNCC의 입장이었다"고 공감을 표하면서도 "정치인들이 안보 불안감을 느끼는 국민정서를 무시하고 성급하게 처리하려는 것도 정치권의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다"고 뼈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백 총무는 "속초에 가니 '김일성 별장은 보수하면서 왜 이승만 별장은 놔두느냐'는 얘기를 하는 주민들이 있더라"고도 했다.
이에앞서 김수환 추기경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예방을 받고 국보법 폐지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초반 홍보전에서 한나라당에 '판정패'하면서 여론몰이 작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셈이다.
◆2야와 공조모색=민병두 기획위원장은 "이번주 내에 2야와의 회동이 있을 것"이라며 "회동에서는 이번 정기국회 공조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 위원장은 "국보법과 과거사,언론개혁 문제 등이 논의될 것이며 3당 사이에 큰 입장차는 없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2야와의 공조로 이들 문제에 대한 부정적 여론의 확산을 차단하고 회기중에 표결처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재창·박해영·양준영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