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美조기상장 요청 ‥ 캐피탈, 투자확대 '저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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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의 최대 큰손인 미국계 투자회사 캐피탈그룹의 행보에 국내 증시의 관심이 쏠려 있다.
캐피탈그룹 대표들이 14일 삼성전자 현대차 SK(주) 신한지주 등 4개기업 CEO(최고경영자)를 만나 "한국시장 투자전략"을 점검하자 향후 국내 증시 투자비중을 확대하기 위한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날 캐피탈그룹은 삼성전자의 지배구조및 미래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며 미국증시 조기상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캐피탈그룹이 투자하고 있는 관련 기업들은 이날 "캐피탈효과"를 타고 대부분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1.79% 올랐으며,현대차 신한지주 대림산업 한국가스공사 등도 종합주가지수의 약보합에도 불구,강세기조를 지켰다.
◆무슨 말이 오갔나
캐피탈그룹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신한지주 삼성전자 SK㈜ 현대차의 CEO를 차례로 만나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는 캐피탈그룹 사외이사로 활동 중인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SK 최태원 회장,현대차 김동진 부회장,신한지주 최영휘 사장 등이 참석했다.
캐피탈그룹은 삼성전자에 대해 뉴욕 증시 조기 상장을 요청하는 한편 지배구조와 미래 핵심사업 등에 대해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의 간담회에서는 신차인 NF쏘나타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며 일본 캠리 등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는 호평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캐피탈그룹과 면담을 마치고 나온 최태원 SK 회장은 "주로 석유사업 전반과 투자계획,위험 요소 등을 물어왔다"고 밝혔다.
SK측은 올해 배당정책에 대해 "작년보다 실적이 좋아 배당 규모가 늘어날 것"이라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신한지주에 대해선 노사문제를 집중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캐피탈그룹의 국내 투자 성과
캐피탈그룹이 이날 삼성전자 현대차 등 4개 기업을 초청한 배경에 대해 간담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투자 성과가 가장 우수한 기업들만 초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캐피탈그룹은 SK㈜의 경우 소버린자산운용과의 주총 표대결이 끝난 지난 4월 이후 주식을 처음 사들이기 시작,보유 지분을 5개월여 만에 6.70%로 늘렸다.
캐피탈은 이미 1천억원에 가까운 평가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경우도 지난 92년 주당 2만원대부터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현재 4.77%를 보유 중이며 평가금액만도 3조3천억원을 넘는다.
현 주가가 당시보다 20배 이상 뛰어 평가차익은 2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01년 9월부터 매입을 시작한 신한지주는 매입 평균 단가가 현 주가의 절반 수준(1만원대)이어서 1백%의 평가차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캐피탈그룹이 자회사인 캐피탈리서치앤매니지먼트와 함께 5% 이상의 지분을 보유 중인 국내 주식은 31개 종목으로 총 평가금액은 8조7천억원을 넘는다.
삼성증권 임춘수 상무는 "캐피탈그룹은 최소한 3∼5년 보유하는 대표적인 장기 투자자"라며 "최근 들어서도 저평가된 국내 우량주를 잇따라 매입하는 사실을 감안할 때 앞으로 추가 매수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정종태·임원기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