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세계 PC 1위 델, 한국선 안통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미국 PC업체 델이 한국 진출 10년이 넘도록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법인인 델컴퓨터의 시장점유율은 데스크톱이든 노트북이든 2%대에서 맴돈다.
지난 1분기엔 마케팅 공세를 펴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2분기에 다시 제자리걸음을 해 델의 공세가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델은 지난 90년대 통신판매로 돌풍을 일으켰던 미국 PC업체로 현재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세계 PC시장을 주도해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2분기 세계 PC시장 점유율은 18.3%.1년 전보다 1.1%포인트 올랐다.
이 회사의 올 상반기 성장률은 22.5%나 됐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렇다할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2분기 시장점유율은 데스크톱 2.3%,노트북 2.4%. 1년 전(0.8%,1.2%)보다 높아진 것은 분명하나 대대적인 공세 결과로는 미흡하다는 평을 듣는다.
더구나 1분기(2.5%,1.9%)에 비하면 답보상태다.
일본 도시바의 경우 한국 노트북시장에 진출한 지 3년도 안돼 점유율을 11%대까지 끌어올렸다.
델컴퓨터는 한국시장 실적이 저조한 이유로 경쟁사들에 비해 늦게 진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10년 전에 한국에 들어오긴 했지만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중반 김진군 사장이 부임한 이후라는 얘기다.
델의 강점인 통신판매가 한국에선 아직 낯설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통신판매는 소비자가 컴퓨터의 특성 사양 가격 등을 잘 아는 경우에 통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소비자들은 이것저것 물어보며 구매하길 좋아한다.
통신판매가 델컴퓨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자릿수에 머물 정도로 미미하다.
델컴퓨터는 그동안 중소기업 위주로 한국시장을 공략했다.
이에 따라 일반인들에겐 '델'이란 브랜드가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델컴퓨터 매출에서 종업원 1천명 미만의 중소기업이 점하는 비중은 78%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애프터서비스 망이 미흡하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데스크톱 비중이 71%(판매대수 기준)나 되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제품 디자인이 투박하다는 점도 한국에선 결코 강점이 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델컴퓨터는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최근 옥션 CJ몰 등 전자거래업체들과 제휴했고,우발사고로 인한 손상까지 무료로 수리해주는 '컴플리트커버'서비스 대상을 노트북에서 데스크톱으로 확대했다.
김진군 델컴퓨터 사장은 "온라인 유통업체들과 공동 마케팅을 실시하지만 고객상담 배송 애프터서비스 등은 계속 델의 전담인력이 담당한다"며 "투자 대비 효과(ROI)를 고려한 델식의 판매방식을 강화하고 제품 디자인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