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2대 주주인 국내 상장기업 수가 불과 8개월여 만에 18.97% 급증,우량기업의 경영권방어에 비상이 걸렸다. 증권거래소가 신규상장이나 액면분할 등을 하지 않은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대주주지분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 투자자가 14일 현재 최대주주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지분을 보유한 상장법인 수는 1백38개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말(1백16개)보다 18.97% 늘어난 수치다. 외국인 2대주주 기업 1백38개는 조사대상 상장기업 6백23개의 22%에 해당하며,외국인이 최대주주인 31개사를 합칠 경우 4개 상장기업 중 하나가 잠재적 경영권 위협 상황에 놓여 있는 셈이다. 상장기업별로는 한일이화가 2대주주(도이치은행) 지분율이 26.1%로 가장 높았으며,세방전지(26.0%),신영와코루(25.0%),삼화전기(22.8%),코오롱유화(21.2%),대한해운(21.1%),한국포리올(20.1%),한국화인케미칼(20.0%) 등도 외국인 2대 주주 지분이 20%를 넘었다. 최근 국내 주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가진 캐피털그룹 계열의 캐피털리서치앤드매니지먼트의 경우 대구은행부산은행 대림산업의 2대주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이치은행 계열 투자기관들도 한일이화 넥센타이어 전북은행 등 3개사의 2대주주였다. 또 국내 최대주주와 외국인 2대 주주간 지분율 차가 10% 이내인 종목도 14개에 달했다. 쌍용자동차의 경우 최대주주인 대우중공업과 2대 주주인 JF애셋의 지분율 차가 0.15%포인트에 불과했고,흥아해운은 0.34%포인트로 나타났다. 코오롱유화와 대구은행의 경우 최대주주와 2대주주의 격차가 각각 1.03%포인트와 1.25%포인트로 나타났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외국인 2대주주 중 다수는 단순한 투자목적의 투자자이지만 언제든지 투자목적을 경영권 확보로 바꿀 수 있어 경영권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골라LNG는 대한해운의 지분을 21.09% 확보한 2대주주로,최대주주(이맹기)의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다. 또 SK㈜의 2대주주인 크레스트증권은 SK그룹의 경영권 전체를 노리고 외국인투자자들을 규합하는 상태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