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으로 치러진 대입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에서 교육방송(EBS) 수능강의 내용이 76% 가량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6월 모의평가에 이어 EBS 강의와 비슷한 내용이 많이 출제돼 11월17일 실시되는 본 수능에서도 EBS 반영비율이 높을 전망이다. 이날 모의평가는 본 수능과 출제범위가 같고 평가원측이 시험 결과를 본 수능 출제 및 난이도 조정에 반영할 계획이어서 수험생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해에도 9월 모의평가의 난이도와 출제경향이 본 수능에 그대로 반영된 바 있다. ◆EBS 많이 반영돼=EBS 수능강의 내용은 영역·과목별로 △지문을 확장·축소 △도형 삽화 그림 사용 △상황 활용 △중요지식 개념 원리 어휘를 활용하는 방법 등으로 대거 반영됐다. 전체 5개 영역,5백60문항 중 EBS 강의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문제가 4백26개(76.0%)에 달했다고 EBS는 분석했다. 언어영역은 60문항 중 50문항(83.3%)이 EBS 강의를 반영했다. 현대시 '설일'(김남조),'마음의 태양'(조지훈),현대소설 '엄마의 말뚝'(박완서),고전소설 '민옹전'(박지원),수필 '성산별곡'(정철) 등이 EBS 교재에서 출제됐고 '환유적 표현'을 설명한 언어 지문,'별의 생성과 소멸'을 다룬 과학 지문도 교재에서 다뤄졌던 것이다. 수리영역은 가형의 경우 75%,나형은 73.3%가 EBS 교재와 연관됐다. 가형 6번,가·나형 11번,나형 12번,가형 30번(미분과 적분),가형 28번(이산수학) 등은 EBS 교재에 나온 문제가 약간 변형돼 출제됐다. 외국어영역에서도 지문은 같되 문제 유형이나 지문의 단어를 바꾸는 방식으로 50문항 중 38문항이 EBS와 연계돼 출제됐다. 18번 등 지문이 거의 같은 문제도 8개였다. 탐구영역은 사회탐구가 과목별로 50(윤리)∼95%(국사),과학탐구는 70(지구과학Ⅱ)∼85%(생물Ⅰ)가 반영됐다. ◆교육과정에 충실,난이도 평범=또 하나의 특징은 대부분의 문제가 교과서에서 중요하게 다뤄진 내용이었고 과거에 출제됐던 문제도 형태 등을 약간 수정해 다시 출제된 점.정강정 평가원장은 "학교 수업을 잘 들으면 풀 수 있게 핵심 내용은 기출문제라도 다시 내고 지엽적인 내용은 배제했다"고 말했다. 중앙학원 김영일 원장은 "정부의 공교육 정상화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시험"이라며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입시를 준비할 수 있도록 교과과정을 충실히 반영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난이도도 높지 않았다. 안양 백영고의 문숭봉 교사는 "문제 자체가 쉬웠다기 보다는 대체로 6월 모의고사의 유형을 답습해 학생들이 준비한대로 나와 난이도가 평이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국어 영역의 경우 듣기에서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출제돼 어려웠다. ◆기출문제,EBS 중심으로 정리=학생이나 학원가도 EBS 반영비율이 높았다는데 동의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마무리 학습은 EBS 교재 위주로 하는 것이 좋다고 입시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배문고 박모군(19)은 "언어는 EBS 교재에서 출제된 지문이 나와 도움이 됐고 수리도 문제유형이 비슷했다"고 말했다. 건대사대부고 서광남 국어교사는 "언어영역 문제유형은 EBS 교재와 유사했으나 지문이 낯설어 까다로워졌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관리실장은 "EBS 강의의 지문과 문제유형이 많이 반영됐다"며 "방송 중인 EBS 파이널 실전모의고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