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스타 마돈나가 유대교 신년절(로시 하사나)인 15일 2천여명의 유대교 신비주의(캅발라) 수행자들과 함께 이스라엘을 방문했다. 마돈나는 `재창조(Reinvention)'라는 타이틀로 지난 5월 시작한 세계 순회공연마지막 무대인 리스본을 떠나 이날 텔아비브에 도착했다. 마돈나의 이스라엘 방문은 공연 목적이 아니라 22개국에서 온 2천명의 유대교신비주의(캅발라) 수행자들과 함께 영적 순례를 하기 위해서다. 로스앤젤레스에 본부를 둔 캅발라 센터는 전세계에서 2천명의 수행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저녁부터 19일까지 텔아비브에서 캅발라 국제회의를 연다. 이스라엘에서는 이날 일몰부터 로시 하사나 연휴가 시작돼 10월 초까지 이어진다. 유대 신비주의에 심취해 있는 마돈나는 다른 수행자들과 함께 회의에 참석하고연설도 할 예정이지만 공연을 할 계획은 없다고 주최측은 밝혔다. 행사에는 할리우드 여우 데미 무어와 미국 패션 디자이너 도나 카란 등 유명인사들이 대거 참석한다. 캅발라 수행자들이 체류하는 12일간 텔바이브와 티베리아스의 호텔 객실 1천200개가 모두 예약됐다고 이스라엘 신문들은 전했다. 마돈나는 캅발라 수행자들과 함께 예루살렘 통곡의 벽과 캅발라 운동의 중심지인 사페드시(市), 베들레헴 부근 라헬의 무덤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가톨릭 신자인 마돈나는 최근 수년째 유대 신비주의에 심취해 캅발라 센터에서수행해 왔으며 히브리어 이름인 에스더를 사용하고 있다. 이스라엘 언론은 마돈나의 방문에 대대적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대 일간지 예디오트 아하로노트는 마돈나의 방문을 1면 기사로 다뤘다. "에스더, 휴일 맞아 방문"이라는 제목으로 한면의 절반을 할애했고 그가 묵을 텔 아비브의 호텔 스위트룸과 식단까지 상세하게 소개했다. 하아레츠와 마리브 등 거의 모든신문들이 마돈나의 방문 기사를 크게 실었다. 이스라엘 정부도 세계적인 팝 우상의 방문을 계기로 침체된 관광산업을 부활시켜 보겠다며 기대가 크다. 기디온 에즈라 관광장관은 마돈나에게 오일 램프와 비잔틴식 동전을 선물할 계획이다. 관광부는 마돈나가 동의하면 그의 활동을 담은 관광산업 홍보용 비디오물을제작할 생각이다. 그러나 마돈나의 방문에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들도 적지않다. 외설적인 율동과몸에 꽉 끼는 의상에다 유대교도에게 모욕적인 장면이 든 뮤직비디오 "다이 어나더데이(Die Another Day)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이스라엘 내 친팔레스타인 운동단체원들은 마돈나가 라헬의 무덤 등 점령지의성소를 방문할 경우 반대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이스라엘 당국은 캅발라 수행자들의 순례 여정에 경찰병력 1천명을 붙여 골수유대교도들과 팔레스타인 과격세력의 테러공격에 대비하기로 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