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으로부터 불과 1.5km 떨어진 곳에 쇼핑센터와 오피스,호텔로 구성되는 복합단지 '롯데센터'를 짓고 있다. 6천여평 부지에 건물 2개동으로 건립되는 '롯데센터'는 총 투자비만 4억달러에 달한다. 아시아 국가로서는 최대 규모의 자본이 투입되는 프로젝트라고 롯데측은 설명했다. 오는 2007년 완공 예정이다. 현재 지하 골조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1단계 건물은 지하 4층,지상 23층,연면적 2만6천여평 규모로 지어진다. 저층부 6개층에는 세계 유수의 명품과 한국 상품을 판매하는 초현대식 쇼핑센터가 입주한다. 상층부 17개층에는 인텔리전트 오피스가 들어선다. 롯데 관계자는 "현지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과 세계적 다국적 기업들이 이미 입주 희망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2단계로는 약 4백실 규모의 특급호텔이 건설된다. 모스크바를 대표할 수 있는 최고급 5성급 호텔이다. 현재 설계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들 프로젝트는 롯데건설이 주 시공사이며 현지 러시아 건설회사들이 하청을 받아 진행되고 있다. 롯데와 러시아의 인연은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옛 소련 올림픽 선수단을 롯데쇼핑이 공식 스폰서로 지원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어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이 생산한 제품을 수출하고 러시아 현지에서 롯데백화점 물류전을 개최하는 등 협력관계를 지속해왔다. 롯데센터 프로젝트는 이런 우호관계를 바탕으로 러시아측이 먼저 제안해 추진돼 왔다. 롯데센터 사업 부지는 한국 기업들이 러시아에 대한 직접 투자를 꺼리던 시기인 1997년,롯데쇼핑과 롯데호텔 등이 현지에 출자한 L&L이란 법인을 통해 일찌감치 확보했다. 현지 외국계 부동산 컨설팅 회사들은 모스크바 도심에 신축 건물용 부지가 거의 없다는 현실을 감안할 때,이 부지가 대형 다목적 복합건물이 들어서기에는 더없이 좋은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부지가 위치한 뉴 아르바트는 모스크바 3대 상권으로 꼽히는 지역.주변에는 러시아 외무부와 영국 대사관,미국 대사관 등 각국 외교공관을 비롯 시청 감사원 등 행정기관이 밀집해 있다. 또 모스크바 시내 중심부에서 서쪽으로 뻗어있는 주 도로와 도심 순환도로와의 교차지점에 있어 완공 후에는 이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러시아 경제의 빠른 성장과 소득수준 증가,그에 따른 소비 팽창으로 러시아에서는 부동산 개발 붐과 부동산 가격 급등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기업체가 모스크바 시내 노른자위 땅을 확보해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에 러시아 재계에서는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롯데와 협력관계를 맺기 위해 다각도로 접근하고 있다고 롯데는 설명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