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력 일간지 월 스트리트 저널(WSJ)이 일본 중ㆍ노년 여성들 사이에서 일고 있는 '용사마 열풍'을 상세히 소개했다. 저널은 15일 일본 도쿄발 기사에서 미남 배우 배용준이 주연한 TV 드라마 '겨울 연가'로 인해 인종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한국을 업신여기던 일본의 옛세대들이 태도를 완전히 바꾸게 됐다고 전했다. 신문은 '겨울 연가'에 푹 빠진 나머지 1천1백∼1천2백달러(한화 약 1백30만∼1백40만원)를 들여 이 드라마 촬영지를 관광하는 일본 여성의 사례를 들어 왜 '겨울 연가'와 배용준이 일본에서 이토록 뜨거운 반응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올해 82세의 고라이 하루에씨는 첫 남편이 2차 대전 중 부산 앞바다에서 전사한 후 한국이라면 생각하기도 싫어했지만 '겨울 연가'에서 배용준이 연기한 극중 인물의 헌신적 성격에 반해 이 드라마의 열광적인 팬이 됐다. 그는 "한국은 절대 가보고 싶은 나라가 아니었지만 이제는 이 나라를 매우 좋아하게 됐다"며 "한국은 일본이 잃어버린 많은 것들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널은 '겨울 연가'의 주인공 배용준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공항까지 마중 나온 수천명의 일본 여성들이 그의 일본식 애칭인 '용사마'를 외치며 열광했다고 전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