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업계 1,2위 자리가 바뀌었다. 발렌타인과 임페리얼을 주력 브랜드로 보유하고 있는 진로발렌타인스가 1위에 오르고,윈저와 조니워커 브랜드를 가진 디아지오코리아는 2위로 밀렸다. 스카치블루로 잘 알려진 롯데칠성음료는 3위 자리를 지켰으나 랜슬럿의 하이스코트와 시바스리갈의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시장점유율이 2%대 이하로 밀려 마이너 위스키회사로 전락했다. 16일 위스키업계에 따르면 지속적인 불경기와 접대비 실명제 등으로 위스키 소비가 급감하자 업계 1,2위 자리가 뒤바뀌거나 선두그룹과 후미그룹이 명확하게 가려지는 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위스키 소비 감소가 내년 상반기까지 장기화할 경우 일부 업체 혹은 브랜드가 시장에서 완전히 도태되는 현상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판도 변화는 지난 8월 판매량에서 드러났다. 줄곧 2위였던 진로발렌타인스가 지난 한 달 동안 8만8천6백80상자(5백ml짜리 18병)를 팔아 41.7%의 시장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이에 반해 기존 1위였던 디아지오코리아는 7만1천4백86상자(33.6%)에 그쳐 2위로 내려앉았다. 3위는 3만4천3백87상자(16.2%)를 판매한 롯데칠성음료가 차지했으며 하이스코트와 페르노리카코리아 두산주류BG 등이 나머지 8.5%를 잘게 쪼개 가졌다. 진로발렌타인스와 디아지오코리아의 전세 역전은 디아지오코리아측의 영업망에 구멍이 생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디아지오코리아의 영업을 담당하고 있던 신영식 부사장이 석연찮은 이유로 사표를 내면서 영업망이 흔들렸다는 얘기다. 신 부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위스키 영업통으로 디아지오코리아의 각종 마케팅 전략을 주도했으나 내부갈등으로 디아지오를 떠나게 됐다는 것이다. 반면 진로발렌타인스는 현지화에 주력한 데이비드 루카스 사장의 업소 영업 전략과 브랜드 관리가 불경기에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업계 전체는 극심한 판매 감소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월 말 현재 올 판매량은 작년 동기에 비해 24%나 감소했다. 업체별로는 디아지오가 60만9천상자에 그쳐 전년보다 28.1%나 줄어들었다. 진로발렌타인스는 60만8천상자로 18.3%,롯데칠성은 29만1천상자로 6.1% 감소했다. 하이스코트는 6만6천상자로 40.5%,페르노리카는 6만상자로 56.5%나 감소,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불경기의 장기화를 예고하는 민간경제연구소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어 판매가 쉽사리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불경기 파고를 견디지 못하는 브랜드가 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