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점검! 서울뉴타운] <中> '강남' 따라잡기 위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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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등 강남에 없는 각기 색깔이 뚜렷한 뉴타운들이 강북에 새로 들어서면 결국 강북은 차별적으로 발전하게 된다.강북에 새로운 도시경쟁력을 공급하면 자연히 격차는 해소될 것이다."(이명박 서울시장)
이 시장의 말처럼 강북 중심의 뉴타운 사업의 목표는 '20년 이상 강남에 밀려나있었던 강북에 새로운 도시경쟁력'을 불어넣는 데 있다.
그렇다면 강북의 경쟁력은 어떻게 키워야 강남에 필적하거나 능가하는 도시 공간이 연출될 수 있을까.
남진 서울시립대 교수(도시계획)는 "뉴타운사업이 그저 대규모 주택재개발(재건축) 수준에 머물러선 강북이 결코 강남과 대등한 도시로 변모될 수 없다"면서 "오늘의 강남 경쟁력은 8학군으로 대표되는 교육 여건과 예술의 전당 같은 문화공간,테헤란밸리 등과 같은 비즈니스 인프라 등이 어우러진 결과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서울시의 뉴타운 사업 출범 2년을 맞은 지금까지 교육·문화·비즈니스 인프라 등 도시경쟁력의 3대 핵심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는 아직 잘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시장을 비롯 서울시의 비전과 열의는 높지만 지자체 차원에서 동원할 수 있는 제도적,법적인 지원 수단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도 '강북경쟁력 업그레이드'에 결정적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정부의 수도이전 밀어붙이기,교육청의 강북 교육 여건 개선에 대한 비협조,건교부나 산업자원부 등 중앙부처의 강북지역 기업유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등 정책환경도 서울시에 호의적인 게 별로 없다.
◆요원한 교육인프라 개선
서울시는 당초 강북 뉴타운사업의 성공 여부가 청소년 교육환경의 획기적인 개선에 크게 좌우된다고 보고,은평 등 강북 14개 자치구에 특수 목적고와 자립형 사립고 15개교를 유치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하지만 교육부와 서울시 교육청 등 교육 당국에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신 위주로 학생을 선발하는 교육부의 2008학년도 새 대입안이 확정되면 현재 특수목적고나 자립형 사립고가 일반 고교에 비해 불리해지기 때문에 뉴타운 내 특목고나 자립형 사립고 설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평뉴타운 우수고교 유치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구돈회 위원장은 "정부와 서울시 교육청의 협조가 정말 아쉽다"고 하소연했다.
◆강북 예술의전당은 어디에
강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강북 지역의 문화 인프라를 확대하는 것도 뉴타운 성공 포인트의 하나다.
서울시는 강북의 문화 인프라 확충을 위해 뉴타운 안에 복합 공연장 등 문화시설을 1개 이상 건립토록 유도하고,속칭 '미아리 텍사스촌' 지역을 '예술의전당'에 버금가는 종합 문화예술단지로 탈바꿈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재원문제 등으로 구체화되기까지 해결과제들이 첩첩산중이다.
◆청계천 일대를 '강북 테헤란로'로
서울시는 내년 하반기에 완성될 청계천 복원에 맞춰 청계천 주변을 '물이 흐르는 강북의 테헤란로'로 조성,강북의 비즈니스 환경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할 방침이다.
또 마포구 상암동 DMC(디지털미디어시티) 지구는 디지털 콘텐츠분야,강서구 마곡동은 바이오·나노기술분야 산업개발진흥지구로 집중 개발할 방침이다.
조원호 인토엔지니어링 도시건축사사무소 대표 등 전문가들은 "명동 을지로의 연장선에 있는 청계천 일대를 비즈니스 타운으로 조성하는 것이 가장 기대해볼 만하다"면서도 "다른 강북 뉴타운에 대한 서울시의 비전은 중앙정부와 재계의 획기적인 협조가 없이는 요원하기 때문에 앞으로 서울시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된다"고 입을 모은다.
김수언·이태명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