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치러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의 대입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에서 교육방송(EBS) 수능강의 내용이 영역별로 70∼80%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6월 모의평가에 이어 이번에도 EBS 강의내용이 연계돼 출제됨에 따라 11월17일 실시되는 본 수능에서도 EBS 반영비율이 높을 전망이다. 또 출제위원에 고교 교사가 38%나 참여하는 등 고교 교육과정이 충실하게 출제돼 난이도는 전체적으로 평이했다. 정강정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험생들이 EBS 강의와의 연계내용을 체감할 수 있게 출제했다"며 "본 수능에서는 EBS 강의 내용이 더 많이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모의평가는 본 수능을 앞둔 마지막 평가인 데다 본 수능과 출제범위와 방향 등이 같아 수험생의 관심이 집중됐다. 평가원은 이번 시험의 채점 및 문항 분석 결과를 본 수능 출제 및 난이도 조정에 반영할 계획이다. ◆EBS 많이 반영돼=EBS 수능강의 내용은 영역·과목별로 △지문을 확장 또는 축소해 사용하는 방법 △도형 삽화 그림을 사용하는 방법 △상황을 활용하는 방법 △중요지식 개념 원리 어휘를 활용하는 방법 등으로 대거 반영됐다. 언어영역은 60문항 중 50문항(83.3%)이 EBS 강의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됐다고 EBS는 분석했다. 현대시 '설일'(김남조),'마음의 태양'(조지훈),현대소설 '엄마의 말뚝'(박완서),고전소설 '민옹전'(박지원),수필 '성산별곡'(정철) 등이 EBS 교재에서 출제됐고 '환유적 표현'을 설명한 언어 지문,'별의 생성과 소멸'을 다룬 과학 지문도 교재에서 다뤄졌던 것이다. 수리영역은 가형의 경우 75%,나형은 73.3%가 EBS 교재와 연관된 문제였다. 가형 6번,가·나형 11번,나형 12번,가형 30번(미분과 적분),가형 28번(이산수학) 등은 EBS 수능교재에 나온 문제가 약간 변형돼 출제됐다. 외국어영역에서도 76%의 문제가 EBS교재에서 출제됐다. 지문은 같되 문제 유형이나 지문의 단어를 바꾸는 형식이었다. 18번 문제 등 지문이 거의 동일한 문제도 8문항에 달했다. ◆교육과정에 충실,난이도 평범=또 하나의 특징은 대부분의 문제가 교과서에서 중요하게 다뤄진 내용이었고 과거에 출제됐던 문제도 형태 등을 약간 수정해 다시 출제됐다. 정강정 평가원장은 "학교 수업을 잘 들으면 풀 수 있게 핵심적인 내용을 내고 지엽적 내용은 배제했다"며 "특히 핵심문제라면 기출문제라도 다시 냈다"고 말했다. 특히 출제위원 중 고교 현직교사 비율이 38%에 달해 이런 의지를 확인했다. 이는 지난해 28%나 올 6월의 35%에 비해 더 높아진 것.올 수능에도 현직 교사를 35% 이상 참여시킬 계획이다. 중앙학원 김영일 원장은 "정부의 공교육 정상화 의지를 단적으로 반영한 시험"이라며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입시를 준비할 수 있도록 교과과정에 충실히 출제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난이도도 높지 않았다. 안양 백영고의 문숭봉 교사는 "문제 자체가 쉬웠다기 보다는 대체로 6월 모의고사의 유형을 답습해 학생들이 준비한대로 나와 난이도가 평이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국어 영역의 경우 듣기에서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출제돼 어려웠다는 반응이다. ◆기출문제,EBS 중심으로 정리=지난해에도 9월의 평가원 모의 수능 난이도와 출제경향이 실제 수능시험에 그대로 반영된 바 있다. 종로학원 이용근 평가실장은 "기본 교육과정에 맞춰 교과서의 기본개념 등 기초를 확실하게 다지고 특이한 유형의 문제보다 수능 기출문제,EBS 파이널 모의고사 등의 문제를 유형별로 분석해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대성학원 이영덕 실장은 "EBS 수능 강의는 실제 수능시험에서도 이번 모의 평가 정도로 연계해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금 방송되고 있는 EBS 파이널 실전모의고사 내용은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