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현대차그룹의 계열인 INI컨소시엄에 대해 설비 인부를 매각하는 조건으로 한보철강 인수를 허용했습니다. 이에따라 한보철강 인수가 사실상 마무리 돼 정상가동에 들어간다면 국내 철강업계의 판도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철강업계의 판도변화 어떻게 되는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현호 기자 자리에 함께 했습니다. 이 기자! 우선 공정위가 INI컨소시엄에 조건부로 승인한 한보철강 인수에 대한 자산매각조치 내용부터 정리하고 넘어가죠? 네, 공정위가 INI컨소시엄이 신고한 한보철강 인수안을 한달여동안 검토한 결과 이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INI스틸이 보유하고 있는 30만톤 생산 규모의 포항 1철근공장 압연설비 일체를 제3자에게 팔도록 조건을 달았습니다. 한보철강을 인수하면 철근시장에서 INI스틸의 점유율이 38.1%로 올라가 이럴 경우 상위 3개사의 점유율이 70%를 넘어 독과점 폐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란 이유에섭니다. 공정위는 이번조치로 INI스틸이 시설을 매각하면 상위 3사의 점유율은 69%로 떨어질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공정위는 이번조치로 철근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독과점 폐해를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한편 철강산업 전반에 경쟁을 촉진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렇군요, 철강업계의 판도변화가 적잖은 변화가 예고될 것으로 보이네요. 그렇다면 철강업계 분야별로 자세히 짚어주시죠? 네, 철강업계의 전체적인 지각변동 보다는 INI컨소시엄과 포스코의 양강체계를 구축하게 됐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INI컨소시엄이 한보철강을 인수하면 크게 3가지 철강분야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게 되는데요, 철근과 열연코일 그리고 냉연강판 시장입니다. 특히 앞서 설명한것 처럼 철근시장에서는 선두주자 자리를 확실히 지키게 됩니다. INI스틸은 이번조치에도 불구하고 한보철강 인수로 약 30%였던 철근시장 점유율이 38%로 높아져 확고부동한 1위 자리를 굳히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가동이 중단된 A지구의 열연공장(180만톤)이나 미완공된 B지구 열연공장(210만톤)이 가동되면 연간 390만톤을 생산, 포스코와 경쟁체제 기반을 갖추게 됩니다. 현대하이스코도 냉연강판 생산을 연 180만톤에서 380만톤으로 확대할수 있습니다. 그러나 냉연강판의 경우 건설중인 설비를 인수하는 건 단기적으로 냉연시장에 미치는 경쟁효과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포스코의 독점체계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철강업계의 선두주자 포스코의 독주체제가 크게 흔들릴 수 있는 것 같은데? 네, 그렇습니다. 지난 30여년 동안 지속되 온 포스코의 열연코일 분야 독점체제가 경쟁체제로 들어서게 됐습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포스코만이 유일하게 일년에 2천백만톤씩 열연코일을 생산하고 있는데 INI컨소시엄이 A지구에 열연강판 180만톤, B지구에 200톤 규모의 냉연강판 생산시설을 갖추게 돼 포스코의 독점체제는 깨질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자동차 강판생산에 있어 현대하이스코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데에 포스코가 긴장할 수 밖에 없습니다. 2008년 5백만대 생산체제가 목표인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어차피 강판 생산규모를 늘려야 하는 입장에서도, 포스코에 대한 철강 의존도를 줄이고 가격 협상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포스코를 견제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 INI컨소시엄이 쇳물에서 슬래브를 거쳐 열연강판과 냉연강판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일관공정체제를 가동할지 여부가 포스코를 더욱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한보철강이 정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력수급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철강업계에 '인력 스카우트 전쟁'이 치열해지지는 않을까요? 네, 그렇습니다. 한보철강 인수로 당진공장 재가동 준비가 본격화 되는데다 철강업체들의 생산능력 확충경쟁까지 맞물려 하반기 치열한 인력확보전이 전망됩니다. 특히 지난 97년 한보철강 초기 포스코와 동부제강 등 2천명에 가까운 인력들이 빠져나가는 '대이동'을 경험해 한보철강의 부활에 철강업체들의 걱정이 태산입니다. 무엇보다 INI컨소시엄의 한보철강 인수에 가장 직접적 인력유출 불똥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체는 바로 '동부제강'인데요, 지리적으로 아산만 지역에 인접해 있는데다 구조조정시 상여금 축소 등으로 생산직 사원들의 임금이 INI컨소시엄에 비해 평균 30% 이상 낮은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인사적체의 문제점을 안고 있는 포스코쪽 인력스카우트 가능성과 함께 외국의 뉴코 등 전기로 제강회사에 엔지니어들을 대거 영입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합니다. 동부제강과 세아베스틸, 동국제강 등도 각각 용융아연도금 부문과 특수강, 후판부문 등에서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해 인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INI컨소시엄의 한보철강 인수가 상당기간 지연될 것이라는 소식이 있던데 어떻게 된 것인지 정리해 주시죠? 네, 지난해 한보철강 인수대금을 납입하지 못해 인수가 무산됐던 AK캐피탈의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관련해 채권단과 INI컨소시엄의 이견차가 부각됐던 소식입니다. 최대채권자인 자산관리공사가 손해배상 결정이 내려질 경우 발생할 우발채무의 공동분담을 주장하지만, INI컨소시엄측은 터무이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자산관리공사 AK캐피탈의 손해배상소송으로 매각이 무산될 수 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채권단간 분담 방법과 규모를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INI컨소시엄 역시 자산관리공사가 우발채무에 대한 공동부담을 요구해 온 사실이 없고 자산인수 방식으로 사는 만큼 부담 의무는 전혀 없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INI컨소시엄은 한보철강 인수를 분명한 기정사실이라면 오는 21인 당진공장의 개소식을 갖고 한보철강의 본격적인 정상화에 나설 계획입니다. 이현호기자 hh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