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株' 가 뜬다..가진 것 비해 주가는 저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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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히 살펴보면 자산주도 가치주."
최근 증시에서 자산주가 뜨고 있다.
지난 17일 거래소시장에서 대한화섬은 전날보다 5.94% 오른 1만5천1백50원에 마감됐다.
이 회사 주가는 9월 들어 18.45% 오르는 등 최근 두 달새 37.72% 급등했다.
태광산업 주가 역시 지난 일주일 동안 34.32% 상승했다.
지난 한 달간 종합주가지수 상승률 15%를 훨씬 웃도는 수익률이다.
동부정밀 세아제강 동부한농 휴스틸 동부제강 등도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을 뛰어넘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주가가 보유자산 가치에도 못미치는 이른바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 주식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자산주를 가치주 관점에서 접근=PBR(주가순자산비율)가 1배면 주당 주식의 가치가 보유 중인 자산과 동일한 수준에서 거래된다는 뜻이다.
1배 이하면 주가가 자산가치 대비 현저하게 저평가돼 있어 흔히 자산주로 분류한다.
과거에도 자산주가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급등한 적이 있었다.
지난 93년 9월이 대표적이다.
이후 자산주는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에서의 일시적 주가 반등)나 종합주가지수가 횡보를 보일 때 테마주로 부각되며 일시적으로 반등하곤 했다.
하지만 최근의 자산주 강세는 이와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분석 부장은 "최근의 자산주 강세는 M&A(인수·합병) 등 테마에 의해 주가가 일시적으로 급등락하는 것과는 양상이 다르다"며 "자산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다는 사실 때문에 가치주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투자 패턴이 강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부장은 그 근거로 외국인들의 자산주 매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점,그리고 자산주 강세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최근 6개월여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가치주 개념을 도입한 벤자민 그레미엄에 따르면 가치주란 현재 주가가 기업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를 뜻한다.
워런 버핏은 여기에 미래가치를 더해 기업가치의 여러 측면을 세분화했지만,주가가 자산가치에 못미친다는 점에서 가치주에 속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당수익률 높아 배당투자로도 적합=최근 부각되고 있는 자산주를 가치주의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우수한 재무구조와 높은 배당수익률이 그것이다.
PBR가 낮은 주식은 주가가 그만큼 저평가된 만큼 배당수익률이 높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대우증권이 뽑은 저PBR주 21개 종목은 대부분 배당수익률이 시중금리인 4%선을 웃돌아 배당투자로도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림제지의 경우 지난해 수준 배당을 가정해도 올 배당수익률이 지난 16일 종가 기준으로 11.4%에 달한다.
중앙건설은 10.8%로 정기예금 금리의 두배를 웃돌고 휴스틸(9.4%) 대동공업(8.8%) 부국철강(7.1%) 등의 순으로 배당수익률이 높다.
재무구조 면에서도 탁월하다.
PBR가 0.18배에 불과해 전형적인 자산주로 분류되는 태광산업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12.43%에 불과하다.
반면 유보율은 2만5천4백67%에 달한다.
만호제강도 부채비율이 21.36% 정도다.
김남중 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동부제강 중앙건설 등 자산가치가 높고 저평가된 주식에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들은 재무구조가 우수하고 배당도 높아 연말 배당을 겨냥한 매수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