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한경 글로벌 브랜드 마케팅 대상'이 외국기업협회 후원으로 열린다는 얘기를 듣고 문득 외국기업의 국내 진출에 대한 문제점을 다룬 기사가 떠올랐다. 내용인즉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이 한국 기업에 비해 수익성이 높고,고비용 마케팅으로 국내 시장 확대에 주력하며,이익이 남는 대로 해외 배당을 실시하니 오히려 국부가 유출된다는 것이었다. 비전문가가 들으면 그럴 듯한 말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우선 한국에 진출한 외국기업의 수익성이 높다는 것은 탓할 일이 아니다. 기업의 주된 목적이 무엇인가.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선의 전략을 수행해 이익을 남겨 기업의 가치를 극대화함으로써 주주의 부를 증대시키는 것이다. 외국기업이 경영을 잘하고 있다는 것은 오히려 한국에 진출하려는 잠재 투자자를 유인하는 데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새로운 시장(고객)을 찾아 들어온 외국기업이 시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도 문제될 게 없다. 해외에서 고객을 늘리기 위해 투자를 늘리고 시장을 넓혀가는 것은 외국기업으로서는 너무나 당연한 의사결정이다. 마지막으로 외국기업이 국내 기업에 비해 대체로 배당성향이 높다는 것은 경제신문을 조금만 주의깊게 읽어 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주주의 이익은 주가상승과 배당으로 대표되기 때문에 외국기업의 배당성향이 높다는 것에 돌을 던질 이유가 전혀 없다. 세계화라는 단어조차 진부하게 느껴지는 최근에도 글로벌 브랜드,즉 외국기업에 대해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심심찮게 듣는다. 나는 오늘까지 19년째 내가 태어난 나라 영국을 떠나 한국에서 살고 있고 현재는 한국의 공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이제는 한국이 타향이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을 만큼 정이 들었고 한국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일부이기는 하지만 외국기업의 한국 진입을 부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한국인이면 누구나 존경하는 백범 김구 선생도 '사해동포'라는 말을 쓰셨다고 하는데 선생은 벌써 수십년 전에 세계화(Globalization)의 개념을 깨치신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